"이태원 특별법, 법리적 문제 해소하고 다시 논의하자"
민주당 "변화 찾아볼 수 없었다… 상황 인식 너무 안이"
윤석열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135분간 회담을 했다.
윤 대통령과 이 대표 간 양자 회담은 윤석열 정부 출범 후 720일 만에 처음 이뤄졌다.
차담 형식의 이날 회담은 당초 예정된 1시간을 훌쩍 넘겨 2시간15분간 이뤄졌다. 다만 별도 합의문은 나오지 않았다.
이도운 홍보수석은 결과 브리핑을 통해 인식을 같이 한 부분에 대해 설명했다. 우선 윤 대통령과 이 대표는 의료개혁 부분에 대해 "필요하고 의대 정원 증원이 불가피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고 이 수석은 설명했다.
또한 윤 대통령은 이 대표가 요구한 '전 국민 1인당 25만원 민생회복지원금'에 대해서는 "물가와 금리, 재정상황이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때 지금 상황에서는 어려운 분들을 더 효과적으로 지원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답했다.
다만 논의 과정에서 소상공인 지원과 서민금융 확대는 정부가 큰 규모로 지원하고 있고, 필요시 야당이 제기한 부분들을 여야가 협의 하에 시행 여부를 논의하자는 취지의 말이 오갔다고 한다.
아울러 이 대표가 모두발언에서 '이태원 특별법' '채상병 특검법'은 물론, 김건희 여사 관련 특검법에 대해서도 압박했지만, 이어진 비공개 회담에서는 이와 관련한 윤 대통령의 별도 언급은 없었다고 한다.
다만 이태원 특별법에 대해 윤 대통령은 "이 사건에 대한 조사나 재발 방지책, 피해자 유족에 대한 지원에 공감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회 제출 법안이 법리적으로 볼 때 민간조사위원회에서 영장 청구권을 갖는 건 법리적인 문제가 있어 이런 부분을 해소하고 다시 논의하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 수석은 "윤 대통령과 이 대표는 앞으로도 종종 만나기로 했다"며 "두 분이 만날 수 있고, 또 여당 지도 체제가 들어서면 3자 회동도 할 수 있어서 어떤 형식이든 계속 만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 수석은 "민생이 가장 중요한 정치적·정책적 현안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며 "다만 민생 (문제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대통령실과 야당 간 정책적 차이가 존재한다. 여기에 대해서도 조금은 이견이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오늘 회동은 대통령과 제1야당 대표가 머리를 맞대고 민생 문제와 국정 현안을 논의한 데 가장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정치의 복원, 여야 협치 시동 등이 바로 지난 총선을 통해 표출된 민심이라 보고 있다"며 "오늘 만남이 그런 민심에 수긍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대통령실은 갈등이 첨예한 정국을 정상화해 정치를 복원하고, 여야 간 협치를 위해 선의와 성의를 갖고 회동에 임했다"며 "향후 정치적 상황을 예측하기 쉽지 않지만 소통과 협치가 지속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정치권 일각에서는 회담 이후에도 정국은 전혀 달라질 것이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회담에 배석했던 박성준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결과브리핑에서 "영수회담에 대해서 큰 기대를 했지만 변화를 찾아볼 수 없었다"며 "상황 인식이 너무 안이해서 향후 국정이 우려된다"고 꼬집었다.
그는 "특히 우리당이 주장했던 민생회복 국정기조 관련해서 민생을 회복하고 국정기조를 전환하겠다는 의지가 없어보였다"고 비판했다.
이재명 대표도 "답답하고 아쉬웠다"며 "소통의 첫 장을 열었다는데 의미를 둬야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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