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회담을 갖고 국정 현안을 논의했다.
윤 대통령이 야당 대표와 양자 회담하는 것은 2022년 5월 취임 이후 처음이다.
윤 대통령이 이날 회담이 시작되자 "손님 말씀을 먼저 들어야죠"라며 발언을 권했고, 이 대표가 먼저 말문을 열었다.
이 대표는 "국민들 말씀하신 것처럼 정치가 다시 복원되고 정치가 국민을 걱정하게 돼야지 어떻게 국민들이 정치 걱정하냐 이런 생각도 많이 하시는 거 같다"며 "오늘 이 자리에 대해서도 많은 국민들께서 큰 기대를 가지고 지켜보고 계실 것 같다"고 운을 뗐다.
이어 "이번 총선에 나타난 국민의 뜻은 잘못된 국정을 바로 잡으라는 준엄한 명령"이라며 "편가르기나 탄압이 아닌 소통과 통합의 국정을 대통령과 여당에게 주문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서민들, 소상공인 자영업자, 골목이나 지방의 민생경제가 더 어렵다. 민간경제가 어려울 때 정부가 나서는 것이 원칙"이라며 "민주당이 제안한 긴급민생회복조치를 적극적으로 검토해달라. 지역화폐로 지급하면 소득지원 효과에 더해서 골목상권, 소상공인, 자영업자, 지방에 대한 지원효과가 매우 크다"며 적극적인 수용을 요청했다.
또 "R&D(연구개발) 예산 복원도 내년까지 미룰 게 아니라 가능하면 민생 지원을 위한 추경이 있다면 한꺼번에 처리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 대표는 "최근에 국회 연금개혁특위 공론화위원회에서 소득대체율 50%, 보험료 13%라는 개혁안이 마련됐다"면서 "대통령께서 정부여당 책임의식을 가지고 개혁안 처리 나서도록 독려해주시길 바란다. 민주당도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이 대표는 "이태원 참사 특별법이나 특검법 등에 대한 거부권 행사에 대해 유감표명과 함께 향후 국회 결정을 존중하겠다고 약속해주기를 정중하게 요청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이 국가의 제1책무다. 국가가 곧 국민"이라며 "159명의 국민이 영문도 모른 채 죽어갔던 이태원 참사, 채 해병 순직사건 진상을 밝혀 그 책임을 묻고 재발방지대책 강구하는 것은 국가의 가장 큰 책임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채상병 특검법과 이태원 참사 특별법의 수용을 촉구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아무런 언급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또한 이 대표는 "국정운영에 큰 부담이 되고 있는 가족분 주변 인사들의 여러 의혹들도 정리하고 넘어가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전했다. 김건희 여사 문제를 짚은 것이다.
이 대표는 "정치라고 하는 건 추한 전쟁이 아니라 아름다운 경쟁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시면 좋겠다"며 "상대를 죽이지 않고도 이길 수 있단 걸 보여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