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수급불균형 영향에 2~3년 후 가격 상승 가능성"
작년 서울 주택 인허가 실적이 2만6000호로 집계됐다. 계획 물량 8만 호 대비 32% 수준으로 10채 중 3채만 인허가를 받은 셈이다. 전문가들은 인허가와 착공 지연에 따른 공급난과 수급불균형이 2~3년 후 집값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29일 국토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주택 인허가 물량은 38만9000호로 집계됐다. 지난해 정부가 계획했던 인허가 물량 47만 호의 82.7%에 해당한다.
권역별로는 작년 비수도권 인허가 물량이 20만8000호로 계획 물량 21만 호의 99.3%를 채웠다. 반면 수도권 인허가 물량은 18만 호로 계획 물량 26만 호의 69.4%에 불과했다.
특히 지난해 서울 주택 인허가 물량은 2만6000호로 전체 계획 물량 8만 호의 32%를 채우는 데 그쳤다. 지난해 인허가 물량은 2005~2022년 서울 주택 연평균 인허가 실적 6만8000호보다도 4만 호 넘게 적다.
전문가들은 분양 시장 악화와 민간 공급 의존 등을 인허가 실적 저조 원인으로 분석했다. 민간사업자들이 침체한 시장에서 이익이 나지 않을 것을 예상해 사업을 꺼리고 있는 가운데 건설단가 상승까지 더해져 주택 공급자 심리가 더 위축하고 있다는 견해다.
서진형 광운대학교 부동산법무학과 교수(한국부동산경영학회장)는 "민간이 개발해서 분양하고 이익이 날 때 사업을 진행하는데 지금은 분양 시장도 안 좋고 건설단가 등이 오르는 상황"이라며 "이런 상황에 민간 공급에 의존하다 보니 공급 실적이 저조한 것"이라고 말했다.
정비사업장 외 택지 발굴이 어려운 서울 특성상 조합-시공사 간 갈등으로 인한 사업 지연이 공급난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공급난으로 인한 수급불균형 현상으로 가격이 자극받을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서진형 교수는 "서울은 정비사업 외 사실상 주택 공급 방안이 없는데 공사비 분쟁으로 인한 사업 지연 등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착공에 들어가지 못하는 현장들로 인해 2~3년 후에는 공급 부족으로 인한 수급불균형 현상으로 가격 상승이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원활한 주택 공급을 위한 정책 개선 방안으로 공사비 분쟁 예방·조정 방안을 마련하고 공공주택 공급을 늘려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지혜 국토연구원 연구위원은 '주택공급 상황 분석과 안정적 주택공급 전략' 브리핑을 통해 원활한 주택공급을 위한 방안으로 공사비 갈등 사전 예방 및 조정 기능과 공급 주체들의 수요 예측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중장기적 방안으로 공공주택 공급 확대와 건설 인력 확충 방안 마련, 부동산금융 종합정보망 구축 등이 필요하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