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옹성 쿠팡·네이버에 알리·테무 공습 겹쳐 부진 전망
한시적 연회비 파격 인하로 '승부수'…반등 기회 모색
신세계그룹 야심작인 유료 멤버십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이 론칭 1년여가 지나고 있지만 좀처럼 두각을 보이지 못한 모습이다. 이커머스 유료 멤버십 양대산맥으로 꼽히는 쿠팡·네이버는 물론 알리·테무를 비롯한 중국(C)커머스까지 가세하면서 시장에서 입지가 좁아지는 형국이다. 결국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의 핵심 축인 G마켓은 반등을 위해 연회비 파격 인하를 결정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은 지난해 6월 8일 이마트·신세계백화점·SSG닷컴·G마켓(옥션)·신세계면세점·스타벅스 등 주요 6개 계열사의 할인혜택을 통합한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을 론칭했다.
신세계는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 회원에게 연회비(3만원)를 가입한 채널의 머니·캐시·포인트 등으로 페이백(스타벅스는 음료쿠폰 5장 발급)해준다. 또 가입 경로에 관계없이 5% 할인쿠폰 등을 매월 지급(스타벅스는 별 추가 적립)한다. 같은 해 7월부터는 G마켓 ‘스마일배송’ 무료배송 혜택도 제공되고 있다. 올해 4월에는 G마켓에 회원 전용 프로모션 ‘유니버스 클럽 라운지’가 오픈됐다.
신세계는 특히 지난해 11월 금융부문 파트너인 토스와 손잡고 회원 가입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기존 멤버십 회원은 물론 토스 이용자를 충성고객으로 확보하기 위함이다.
신세계는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 출범 약 6개월간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회원의 월평균 구매금액이 비회원보다 30%가량 더 많았다고 밝혔다. 이 기간 회원들은 평균 3개 계열사를 이용했으며 가입한 계열사가 아닌 다른 계열사를 교차 이용한 비중도 최고 약 49%로 나타났다고 강조했다. 회원 가입비에 상응하는 혜택으로 고객들을 록인(Lock-in)했다는 게 신세계의 설명이다.
하지만 업계 안팎에서는 여전히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의 존재감이 아쉽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신세계가 ‘그룹 주요 계열사가 함께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최고의 혜택을 제공하겠다’는 목표와 달리 시장에선 기대에 못 미친다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사실상 네이버와 쿠팡으로 양분된 유료 멤버십 경쟁에서 유통대기업임에도 힘을 내지 못하고 있다. 신세계그룹의 온·오프라인 인프라를 활용한 유니버스를 전면에 내세웠지만 혜택 실효성이 떨어져 고객들 사이에서 존재감이 부족한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마트·신세계백화점의 실적 부진과 알리익스프레스·테무·쉬인(알·테·쉬) 등 C커머스 공습까지 겹치면서 신세계의 위기감이 더 커졌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이마트는 지난해 2011년 5월 (주)신세계 대형마트 사업부문에서 분할된 이후 처음으로 적자(-469억원)를 냈다. 신세계백화점의 2023년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3.5% 감소했다.
특히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 양대 축인 G마켓은 2021년 12월 이마트 연결 자회사로 편입된 뒤 976억원의 적자를 기록했고 SSG닷컴은 최근 2년간 2142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국내 이커머스 내 G마켓과 SSG닷컴의 점유율은 통계청의 2022년 집계 기준 11%대로 쿠팡(25%)·네이버(23%)와 비교해 절반을 밑돈다. 작년에도 뚜렷한 상승세가 없었다는 게 업계의 풀이다. 때문에 한편에서는 지난달 8일 정용진 회장 체제로 전환된 후 ‘신상필벌’ 인사시스템이 도입된 만큼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될 경우 전항일 G마켓 대표나 이인영 SSG닷컴 대표의 입지가 위태로울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G마켓은 자사 상반기 최대 쇼핑 축제인 5월 ‘빅스마일데이’를 앞두고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 연회비 인하를 준비 중이다. 행사 기간 동안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 회원으로 가입 시 연회비는 기존 3만원에서 4900원으로 약 84% 낮아진다는 게 골자다.
업계는 쿠팡이 이달 13일자로 ‘와우 멤버십’ 월정액을 기존 4990원에서 7890원으로 58% 인상하면서 이탈하는 회원을 잡기 위한 전략이라고 해석한다. 멤버십 가입 부담을 낮춰 고객들을 최대한 많이 회원으로 끌어들여야 충성고객으로 록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G마켓 관계자는 이에 대해 “아직 세부적인 사항들이 완전히 확정되지 않았지만 5월 빅스마일데이에 멤버십 회원 신규 유입을 독려하기 위한 한시적 인하 행사를 진행하는 건 맞다”면서도 “3월부터 마케팅 부서에서 논의하고 준비했으며 (쿠팡의) 멤버십 비용 인상으로 검토한 건 아니다”며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