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민 "실현될 수 없는 구조"… 정치권 "'센 공약' 아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선대위원장이 중원과 수도권 표심을 모두 끌어오기 위해 '국회 세종 이전'을 대대적으로 띄웠지만, 정치권 안팎에선 아직 미온적인 반응을 보인다.
한 위원장은 28일 서울 마포구 망원역 지원유세에서 "어제 여의도 구태 정치를 종속시키는 상징으로써 여의도 국회를 완전히 세종으로 이전하고, 그 자리를 서울시민들에게 돌려드린단 약속을 했다"며 "그것은 단지 국회를 이전하는 문제가 아니라 이곳을 비롯, 서울 전 지역에 새로운 개발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광재 선대위 공보단 대변인은 "서울 중심부인 여의도에 새로운 부지가 생긴다면, 더군다나 국회로 인해 인근에 걸려있던 개발 제한까지 푼다면 이를 활용해 서울시는 제2의 도약을 이뤄낼 수 있을 것"이라고 무게를 실었다.
여당이 국회의사당 세종 이전 관련 '여의도 부지 신설', '개발제한 해제' 등 재개발·재건축 속도전을 강조하는 건 유의미하다. 사실상 이번 정책이 세종이 아닌 격전지인 수도권을 타겟팅했음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유권자들이 '국회 세종 이전' 이슈에 무감한 건 이를 '선거 때면 으레 나오는 얘기'라는 시각도 팽배하기 때문이다. 사실 정치권에서는 '행정수도 세종' 논의를 오랜 시간해 왔다. 2002년 고(故) 노무현 당시 대통령 후보가 행정수도 이전 공약을 내걸면서 해당 의제가 주목받았고 노 후보가 당선된 후 실제 특별법을 제정해 추진해 왔으나 2004년 헌법재판소에서 수도 이전을 '관습법 위헌'이라고 보면서 무산됐다.
지난 2021년'국회법 개정안' 통과로 국회 분원인 세종의사당 건립이 추진 중이나 이마저도 일부 상임위가 옮겨지는 데 그친다. 김종민 새로운미래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정치권에서) 이런 비슷한 제안을 여러 번 했다. 선거 때 하고 실천 안 하는 일이 계속 반복됐다"며 "대통령실이 아닌 제2집무실, 보조집무실이 (세종에) 온다는 건데 이건 헌법체계에 맞지 않아 쟁점이 돼서 실현될 수 없는 구조"라고 반박했다. 사실상 이번 한 위원장의 공약 역시 선거 후 공수표에 그칠 수 있다는 비판이다.
정치권에서도 다소 아쉬움이 많이 남는 공약이란 평가다.
박창환 정치평론가는 "현재 '의대 정원 논란' 등 많았던 정권 심판론 관련 이슈를 개발 이슈로 바꾸는 국면전환의 효과도 있다"면서도 "다만 (이는) 새로운 게 아니라 오래된 문제이기 때문에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적인 시각을 제기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나름 관심을 끌 수 있는 빅 이슈라고 생각한 것"이라며 "전국 이슈몰이가 가능할 거라 해서 (공약을) 낸 건데, 그렇게까지 '센 공약'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일침했다.
이어 "'김포 서울 편입'이나 '경기분도' 등 경기도에서 발생한 이슈를 더욱 실행력 있게 추진하는 게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