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세 대비 30~85% 수준 임대료…특화 시설 도입
서울시에 고령자를 위한 특화 시설 등을 갖춘 새로운 유형 임대주택이 들어선다. 대중교통과 병원 등을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역세권과 간선도로변, 종합병원 인근에 조성된다. 임대료는 주변 시세 대비 30~85% 수준으로 책정될 예정이다. 서울시는 다음 달부터 시범대상지 모집에 나선다.
서울시는 30일 서울시 중구 서울시청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고령자를 위한 새로운 임대주택 공급모델 '어르신 안심주택'을 공급한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내년 초고령사회 진입이 예상됨에 따라 기존 임대주택 공급 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유형의 고령자 주택 공급 방식이 필요하다 보고 어르신 안심주택을 준비해 왔다.
어르신 안심주택은 주로 시 외곽에 조성되던 실버타운이나 요양시설과 다르게 유동 인구가 많고 병원, 소매점 등 생활 편의시설이 충분히 갖춰진 곳에 조성할 예정이다. 고령자가 편리하게 의료지원을 받고 사회적 고립과 우울감 등을 겪지 않게 하기 위함이다.
대중교통이나 생활 편의시설 등을 이용하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역세권 350m 이내 또는 간선도로변 50m 이내, 보건기관, 2·3차 종합병원 인근 350m 이내에서 사업을 추진한다.
특화 맞춤형 주거 공간도 도입한다. 화장실 변기와 욕조 옆에는 손잡이를, 샤워실과 현관에는 간이의자를 설치하고 모든 주거 공간에 단차와 턱을 없애는 등 무장애·안전설계를 적용한다. 욕실과 침실 등에는 응급 구조 요청 시스템을 마련한다.
또 △어르신의 신체·정신 건강을 상시 관리하는 '의료센터' △에어로빅, 요가, 필라테스센터 등 '생활 체육센터' △균형 잡힌 영양식과 식생활 상담 등을 제공하는 '영양센터'(가칭 웰이팅센터) 등을 조성한다. 이들 시설은 지역주민에게도 개방할 방침이다.
모든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손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입주 신청부터 계약, 퇴거까지 전 단계를 지원하는 '어르신 안심주택 종합지원센터'도 운영한다.
주요 공급 대상은 65세 이상 무주택 1인 또는 부부 가구며 공급 유형은 민간과 공공으로 나눈다. 민간 유형은 주변 시세의 75~85% 이하 수준 임대료로 공급한다. 공용 공간에 마련하는 주차장 등에서 나오는 수익을 관리비에 반영해 매달 내는 관리비 부담을 줄일 계획이다. 민간 임대주택에는 최대 6000만원까지 보증금 무이자 융자도 지원한다. 저소득층을 위한 공공 유형은 주변 시세 대비 30~50% 수준으로 공급한다.
원활하고 지속 가능한 공급을 담보하고자 사업자 지원도 병행한다. '청년 안심주택'과 같이 용도지역 상향과 용적률·건폐율 완화, 취득·재산·종합부동산세 등 세금 감면(분양분 제외) 등 혜택을 준다.
100% 임대로 공급하는 청년 안심주택과 달리 어르신 안심주택은 세대수 기준으로 80%는 임대, 20%(주거 연면적 30% 이내)는 분양주택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한다.
각종 심의도 간소화해 통합심의위원회 사전자문부터 사업계획 승인까지 통상 12개월 이상 걸리는 인허가 기간을 6개월 이내로 단축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최근 금리 인상과 원자잿값 폭등에 따른 건설업계의 어려운 사업 여건을 고려해 건설 자금 대출을 최대 240억원까지 저리 지원하고 이자 차액도 지원한다.
서울시는 다음 달 컨설팅 지원과 시범대상지 모집에 착수한다. 오는 3월 중으로 조례와 운영 기준 등을 마련하고 4월부터 행정 절차에 들어가 이르면 2027년 어르신 안심주택 첫 입주가 이뤄질 수 있도록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내년까지 3000호 이상 어르신 안심주택 사업계획 승인이 날 것으로 전망했다.
한병용 서울시 주택정책실장은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두고 계획부터 건설 기간까지 감안하면 주어진 시간이 넉넉지 않은 만큼 빠르게 사업을 추진해 안정적인 어르신 주거시설을 하루빨리 공급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