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조7000억 지분매각'…홍라희·이부진·이서현, 상속세 마련 분주
'2조7000억 지분매각'…홍라희·이부진·이서현, 상속세 마련 분주
  • 장민제 기자
  • 승인 2024.01.17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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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조 규모 상속세, 역대 최고…2021년부터 분할납부
미술품 2만3000여점 기증…유산 60% 사회환원 추정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이 지난해 10월19일 경기도 용인 삼성전자 인재개발원 콘서트홀에서 열린 '이건희 선대회장 3주기 추모 음악회'에 참석하는 모습.[사진=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이 지난해 10월19일 경기도 용인 삼성전자 인재개발원 콘서트홀에서 열린 '이건희 선대회장 3주기 추모 음악회'에 참석하는 모습.[사진=삼성전자]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등 삼성가 세모녀가 총 2조7000억원 규모 지분을 처분하며 상속세 마련에 나섰다.

17일 재계에 따르면,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은 지난 11일 삼성전자 보통주 총 2982만9183주를 시간 외 매매(블록딜)로 처분했다.

매각한 삼성전자 지분은 홍라희 전 관장 0.32%(1932만4106주), 이부진 사장 0.04%(240만1223주), 이서현 이사장 0.14%(810만3854주)다. 또 삼성물산·삼성SDS·삼성생명은 이부진 사장이 같은날 각 회사 일부 지분을 시간 외 매매로 처분했다고 공시했다.

세 모녀의 이번 주식 매각은 총 12조원이 넘는 거액의 상속세를 납부하기 위함이다. 고 이건희 선대회장 유족들이 부담 중인 상속세는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전례를 찾기 어려운 역대 최고 수준의 상속세 납부액이다.

홍라희 전 관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 유족들은 “세금 납부는 국민의 당연한 의무로 마땅히 해야 할 일”이라며 납세 의무를 철저히 이행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유족들은 연부연납 제도를 활용해 2021년 4월부터 5년에 걸쳐 분할 납부하고 있다. 세 모녀는 지난해 5월엔 주식 담보 대출도 받았다. 그러나 전 세계적인 금리 인상 기조로 대출 금리까지 올라 이자 부담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들이 상속세 재원 마련에 고심하는 이유 중 하나는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유산 중 큰 부분을 사회에 환원한 영향이다.

유족들은 2021년 거액의 상속세가 부과될 것을 예상하면서도 수조 원대에 달하는 대규모 사회환원을 실천했다. 한국 문화 발전을 위해 국보 '인왕제색도' 등이 포함된 미술품 총 2만3000여점을 국가 기관에 기증했다. 또 인류의 '삶의 질' 개선을 위해 감염병·소아암 등 희귀질환 극복 사업에 1조원을 기부했다.

재계에서는 사회환원 규모가 고인이 남긴 유산의 약 60%에 달한다고 추정했다.

미술계에서는 당시 기증된 작품 가치만 최대 10조원에 달한다는 추측이 나오기도 했다. 재계에선 유족들이 상속세 재원 마련을 위해 일부 작품을 매각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놨다.

그러나 유족들은 미술품을 팔아 상속세 재원을 마련하는 대신 '이건희 컬렉션'을 국민과 함께 향유하기 위해 국가에 기증했다.

jangsta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