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무역이 2세에게 승계하는 과정에서 부당지원이 있었다는 혐의로 신고된 지 두 달이 지나도록 공정거래위원회가 조사를 착수하지 않자 국정감사에서 쓴소리가 나왔다.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감에서 황운하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익명의 제보자가 내부자거래를 통해 부당지원으로 재원을 마련한 영원무역 등을 불공정거래로 조사해달라고 신고했지만, 며칠 후 국내 대형로펌 3군데에서 제보자가 공정위에 제보한 내용을 파악 후 (피의자에게) 수임을 제안했다"고 주장했다.
황 의원은 "공정위가 검찰의 못된 점만 배우는 것 같다"면서 "공정위 내부에서 알려주지 않고서는 로펌에서 알 수 없는 걸로 안다"며 짬짜미 의혹을 제기했다.
이어 "한참 지났는데 현장 조사 착수도 안한 반면, 그 현장에서는 변호사 조언을 매일 받아 가 증거 은닉, 장부 파괴 등이 이뤄지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황 의원은 "만약 공정위가 현장조사 나올 것을 대비해 민방위 훈련을 하고 있다"고 말하며 공정위가 두 달 동안 증거인멸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사건 수사 착수 지연이 증거은닉을 하기 위한 모종의 유착 아니냐"고 반문하며 "공정위 업무상 비밀이 마구 새나가고 있다. 공정위 아직 결론나지 않은 사실에 대해 피의자가 알고 있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은 "아직 현장조사를 하지 않은 것은 맞다"고 인정하며 "내부적으로 확인한 결과, 유출 증거는 없지만 정확한 경위는 모르겠다"고 답변했다.
한 위원장은 "(만약 사실일 경우)공정위 존립과 관계되는 심각한 문제"라며 "조사 진행과정에서 살펴볼 것이고, 내부적인 교육 등을 통해서도 확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 위원장은 이날 외국인 동일인(총수) 지정 기준과 관련해 "올해 말까지 관련 규정이 제정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국제통상 규범과의 정합성 문제 등을 고려해 외국인 동일인 지정을 위한 시행령 개정을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