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 제품 개발·인재 확보 통한 책임·역할 수행
‘박카스의 아버지’ 강신호 동아쏘시오그룹 명예회장이 3일 향년 96세로 별세했다.
장례는 동아쏘시오그룹 그룹장으로 치러진다. 빈소는 서울대학교병원장례식장 1호실이다. 유족으로는 아들 강정석(동아쏘시오홀딩스 회장)·강문석(전 우리들제약 대표)·강우석, 딸 강인경·강영록·강윤경이 있다. 발인은 5일 오전 6시30분이다.
◇'글로벌 토털 헬스케어 그룹' 도약 발판 마련
강 명예회장은 1927년 경북 상주에서 고(故) 강중희 동아쏘시오그룹 창업주의 1남 1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강 명예회장은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독일 프라이부르크 대학에서 박사를 거친 뒤 1959년부터 동아제약에 몸담았다.
강 명예회장은 2017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날 때까지 약 42년간 현장을 진두지휘했다. 1975년 당시 145억원 정도의 매출을 올렸던 동아제약을 글로벌 토털 헬스케어 그룹으로 도약시키는 발판을 마련했다.
강 명예회장은 ‘생명보다 더 큰 가치는 없다’는 신념을 바탕으로 의약품 선진화를 통해 국민 건강을 향상하는 데 매진했다.
실제 1980년 경기도 안양에 우수의약품 제조관리기준(KGMP)에 맞는 현대식 공장을 준공했고 1985년에 업계 최초로 GMP 시설을 지정 받았다.
1977년에는 제약업계 최초로 기업부설 연구소를 설립했다. 기업부설 연구소는 국내 최초이자 최대 규모로 강 명예회장의 신념을 보여주는 대목으로 꼽힌다. 이어 1988년에는 경기도 용인에 신약의 안전성을 실험할 수 있는 우수 연구소 관리 기준(KGLP) 시설도 마련했다.
◇'박카스'부터 '슈가논'까지…탄생 이끈 선봉장
강 명예회장은 회사를 경여하는 데 있어 제품 개발에 중점을 뒀다. 이는 동아쏘시오그룹이 신약개발 선도 기업으로 도약하는 밑거름이 됐다.
특히 강 명예회장이 1961년 개발한 박카스는 대한민국 대표 피로해소제로 자리매김하면서 글로벌 시장에도 진출해 큰 성공을 거뒀다. 박카스는 동아제약이 2013년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기 전까지 무려 47년간 국내 제약업계 1위를 지킬 수 있는 대들보 역할을 했다.
1990년대 초부터 본격화한 신약개발 열기는 1991년 최초로 합성한 아드리아마이신 유도체 항암제 ‘DA-125’를 탄생시켰다. DA-125는 1994년 보건복지부로부터 국내 최초로 임상 시험용 의약품으로 승인받으면서 국내 신약개발을 앞당기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국내 최초 세계 4번째 발기부전치료제 ‘자이데나’를 포함해 슈퍼 항생제 ‘시벡스트로’, 당뇨병 치료제 ‘슈가논’ 등 국산 신약 탄생을 이끌었다.
◇1959년 공채 시작…인재 육성·사회적 책임 '총력'
강 명예회장은 우수 인재 확보에도 힘써왔다. 그는 전문지식과 소양만 있다면 교육을 통해 회사에 꼭 필요한 인재로 키울 수 있다고 믿었다. 1959년 처음으로 1기 공개채용을 시작했으며 1980년에는 국내 제약업계 최초로 경기도 용인에 인재개발원을 건립하고 사원교육을 제도화했다.
강 명예회장은 평소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힘썼다. ‘사회’라는 의미가 담긴 ‘쏘시오(SOCIO)’를 사용해 1994년 동아제약그룹을 동아쏘시오그룹으로 명칭을 바꾼 것도 강 명예회장의 의지다.
그는 1987년 사재를 출연해 수석문화재단을 설립해 장학 사업, 평생교육 사업, 교육복지 사업 등을 후원했다. 수석문화재단 장학생은 설립 후 지금까지 1900명이 넘는다.
이와 함께 제약산업 경영인으로는 최초로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을 맡아 전경련의 위상 제고와 함께 제약산업을 국가 기간산업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일조했다.
또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장을 맡아 11년간 산업계의 기술개발 활동을 지원하고 정부 정책을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했다. 1993년 신기술 인정(KT마크)제도를 마련해 성공적으로 운영했다. 강 명예회장의 강 명예회장은 이 같은 노력을 인정받아 2002년 과학기술분야 최고훈장인 창조장 수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