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 내기에 급급한 한계기업이 지난해 말 기준 3900곳을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20%가 웃도는 900여 곳은 5년 이상 경영에 어려움을 겪은 '장기존속' 한계기업이었다.
2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한계기업은 전체 외감기업(2만5135개) 3.6%인 3903개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1년 말 기준 3572개와 비교하면 331개(9.3%) 증가한 수준이다.
이와 함께 전년도 14.9%였던 한계기업수 비중도 2022년 15.5%로 0.6%포인트(p) 확대됐다.
한계기업은 재무구조가 부실해 영업 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이익(영업이익)으로 이자(금융비용)도 감당하지 못하는 등 상대적으로 재무구조가 부실해 어려움을 겪는 기업을 뜻한다. 일반적으로 3년 연속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 또는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기업을 뜻하며, '좀비기업(Zombie Company)'라고 부르기도 한다.
한계기업수 비중은 '주식회사 등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에 의거해 외부 회계법인으로부터 정기적으로 회계 감사를 받는 '외부감사기업(외감기업)' 중 한계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다.
한계기업수 비중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재무구조가 부실한 기업이 많다는 뜻이다.
이 가운데 5년 연속 한계기업으로 분류된 장기존속 한계기업은 903개로 집계됐다.
전체 외감기업 중 장기존손 한계기업이 차지하는 비율은 100곳 중 3곳이 넘는 3.6%였고, 한계기업 중 장기존속 기업 비중은 23.1% 수준이다.
규모별로 보면 자산 1000억원 이상 1조원 미만 외감기업 4.0~4.3%가 장기존속 한계기업이었다.
이는 자산 1000억원 미만 중소기업 (기업수 기준 3.2~3.9%)이나 1조원 이상 대기업(2.6%)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업종별로는 영업 규모가 상대적으로 영세한 사업지원 서비스업의 장기존속 한계기업 비중이 19.6%(기업수 기준)로 가장 높았다. 또 비교적 오랜 기간 투자가 필요한 부동산 업종과 운수 업종도 각각 6.1%, 6.9%로 상대적으로 높아 서비스업종에서 장기존속 한계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5.5%였다.
반면 자동차(2.6%) 전기전자(1.8%) 등 제조업은 1.8%로 장기존속 한계기업 비중이 작았고, 건설(1.8%)과 전기가스(3.0%) 등 비제조업에서의 한계기업 비중도 2.2%로 서비스업보다는 낮았다.
이와 함께 지난해 장기존속 한계기업의 부실위험(중윗값기준)은 5.67%로 외감기업(0.88%)은 물론 한계기업(3.26%)과도 큰 격차가 있었다.
한은 관계자는 "한계기업이 장기간 정상화되지 못하고 존속할 경우 보다 생산적인 부문으로의 자금공급이 위축돼 신용 배분 효율성이 낮아지고, 대내외 충격 발생 시 장기존속 한계기업 중심으로 부실이 증가하면서 금융기관 건전성을 저하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장기존속 한계기업이 가진 금융기관 차입금은 총 50조원 규모로 전체 외감기업 차입금(986조원)의 5.1%, 한계기업 차입금(168조7000억원)의 29.6%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