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질환을 연구하고 치료 방법을 찾기 위해서는 뇌가 보내는 신호를 측정하고 처리해야 한다.
뇌에 부착되는 ‘신경 프로브(neural probe)’는 미세한 생체 신호를 감지할 수는 있지만 이를 증폭시키고 처리할 수 없어 별도의 증폭기가 항상 필요했다.
이번 연구에서 연구팀은 오랫동안 가정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는 ‘잉크젯(inkjet) 프린터’에서 그 해법을 찾았다.
포스텍 신소재공학과 · IT융합공학과 정성준 교수 · IT융합공학과 통합과정 이용우 씨, 세종충남대병원 김은희 교수, 영국 캠브리지대(University of Cambridge) 조지 말리아라스(George Malliaras) 교수 공동 연구팀은 생체 신호를 수집하고 증폭과 처리를 동시에 수행하는 통합 센서를 개발했다 고 14일 밝혔다.
이 연구는 그 우수성을 인정받아 재료과학 분야 권위지인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Advanced Materials)’의 속표지 논문(inside cover image)으로 게재될 예정이다.
잉크젯 인쇄 기술은 피코리터(picoliter, 10-12) 단위의 매우 작은 잉크 방울을 종이나 기판에 뿌려 패턴을 인쇄하는 기술이다. 연구팀은 먼저 뇌의 표면에 잘 부착될 수 있는 유연한 소재로 두께가 머리카락 두께의 약 100분의 1 수준인 매우 얇은 기판을 만들었다.
그리고 잉크젯 기술을 이용해 생체 신호를 감지하는 센서와 이를 증폭 · 처리하는 센서를 하나의 기판 위에 인쇄했다. 신호 감지부터 처리까지 거의 동시에 진행할 수 있는 ‘뇌 신호 증폭 센서’를 개발한 것이다.
이어, 연구팀은 쥐를 대상으로 개발한 센서의 성능을 실험했다. 그 결과, 쥐의 대뇌 피질 부분에 부착된 통합 센서는 뇌에서 발생한 신호를 높은 해상도로 빠르게 기록했다. 기존 센서와 달리 신호 감지와 증폭, 데이터 처리를 거의 동시에 진행함으로써 처리 속도와 해상도를 높이는 데 성공한 것이다.
연구를 이끈 정성준 교수는 “이 기술은 원하는 부분에 자유롭게 패턴을 인쇄할 수 있어 이를 적용하면 추후 개인 맞춤형 생체 신호 측정기기를 제작할 수 있다”며, “새로운 센서-신호처리 패러다임으로 뇌 질환 연구 · 치료에 큰 도움이 되면 좋겠다”는 말을 전했다.
[신아일보]포항/배달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