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동남아 영토경쟁 '속도'…당국도 적극 지원
증권사, 동남아 영토경쟁 '속도'…당국도 적극 지원
  • 박정은 기자
  • 승인 2023.05.03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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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경제성장률 '군침'…1억 인구 '베트남' 중심 요충지 공략

동남아시아 투자시장에서 국내 증권사의 영토경쟁이 심화하고 있다. 7%대에 달하는 매력적인 경제성장률은 물론, 외국인과 내국인 주식 투자가 늘면서 시장규모와 거래수요가 확대된 결과로 풀이된다.

주요 증권사는 현지화와 기업 인수, 파트너십 제휴 등을 통해 시장 공략에 나섰다.

금융당국과과 관계기관도 현지 기관투자자자를 대상으로 기업설명회를 마련하는 등 구원 투수를 자처하고 나섰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동남아 시장은 한국 경제 10년 전과 비슷한 수준이며 금융시장이 자리가 덜 잡혔지만 성장속도는 빨라질 전망이다. 

동남아 시장은 경제 선진화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증권 투자에 대한 수요는 증가하고 있다. 

특히 베트남이 주목받고 있다. 베트남 인건비는 한국의 15% 수준이며 인구도 9800만명으로 1억명에 육박한다. 더욱이 40대 이하 인구는 전체 인구의 70%를 차지하는 등 노동 인력도 풍족하다. 

베트남 국내총생산(GDP)은 지난해 4060억달러(이날 기준 543조6340억원)로 10년 새 85.47% 늘었다.

아세안과 한·중·일 거시경제조사기구(AMRO) 발표에 따르면, 베트남의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6.8%다. 인도네시아(5.0%), 싱가포르(2.6%)보다도 높다.

이런 까닭에 국내 금융투자사들은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각 증권사는 현지화와 업무제휴 등 동남아 시장 공략을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지난 2007년부터 베트남에 진출한 미래에셋증권 베트남 법인은 자본금 기준 현지 4위권 증권사다. 적극적 마케팅 활동과 온라인 계좌개설, 비대면 마케팅 등 신속한 디지털 전환을 통해 안정적인 시장점유율을 유지 중이다.

KB증권은 기존 베트남 합작회사 KBSV와 지난해 인수한 인도네시아 밸버리증권(KBVS)을 중심으로 전략적 사업 계획을 세우고 있다. 
베트남 시장에서는 베트남 MB증권과 IB(기업금융), 채권 등 자본시장에서의 협력 강화를 골자로 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한화투자증권은 베트남 법인 출범 2년 만인 2021년 1분기부터 흑자 전환해 연간 13억원의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이달에는 베트남 현지 중형 은행 남아은행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해 디지털 금융을 확장하고 이용자 수요에 맞는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금융당국도 국내 증권사의 동남아 시장 진출을 돕기 위해 두 팔 걷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이달 8일 증권사 최고경영자들과 함께 동남아를 방문 예정이다. 이 원장은 한국 금융사들이 현지 진출에 대해 살펴보고 해외 진출 강화 방안을 구상하기 위해 동행한다.

이 원장은 이번 출장에서 해외 금융당국 방문해 감독 수장들을 만나고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하는 IR(기업설명회)을 진행할 예정이다.

또 금투협은 올해 하반기에 코로나19로 중단한 베트남 증권위원회(SSC)와 업무협약(MOU) 체결을 재추진할 계획이다. 

금투협은 업무협약을 통해 상호교류 확대, 정보교류, 자문 및 협력, 연례 간담회 정례화 등을 추진할 방침이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국내 증권사가 베트남 등 동남아 시장으로 눈길을 돌리는 이유는 동남아 시장은 아직 금융 시장 선진화가 이뤄지지 시장성과 미래가치가 무궁무진하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내증권사의 한국을 제외한 아시아 국가 점포 비중은 2022년말 기준 인도네시아 14%, 베트남 11%, 싱가포르 10% 등을 차지하고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베트남에서는 560만9000달러, 인도네시아는 210만달러 이익을 창출했다.

him565@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