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권사들은 주식시장 주가 폭락을 사전 경고했지만, 사태는 여전히 일파만파 번지고 있다.
증권사들은 공격적인 영업을 통해 차액결제거래(CFD) 시장 과열 우려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주가 변동성 확대 시 CFD 거래의 레버리지 효과 등 투자자 손실이 발생할 소지가 있다고 우려했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2022년 자본시장 위험 분석보고서’를 통해 이번 사태의 원인으로 CFD를 지목하고 거래 규모가 지속 증가해 개인 투자자들의 위험은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CFD 거래가 허용된 개인전문투자자는 지난 2020년 말 1만1626명에서 2021년 말 2만4365명으로 109.5% 급증했다.
이러한 가운데, 증권사들은 주가가 폭락한 일부 기업들에 대해 주가가 과도하다는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내놨다.
실제 하나증권과 SK증권, 유진투자증권 등 국내 증권사들은 최근 주가가 급락한 삼천리와 서울가스 등에 대한 보고서를 내고 경고했다.
SK증권은 삼천리에 대해 “주가는 천연가스 가격 상승 등을 이유로 영업이익 개선 기대감이 반영됐다”며 “천연가스 가격 변동은 해당 기업의 영업이익률을 변경시키지 않을뿐더러 수소 사업이 주가를 재평가시킬 만한 요소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하나증권도 삼천리의 주가는 테마적 성격이 강하며 기업의 펀더멘털(기초여건)은 약화된 상태로 주의가 필요하다고 환기시켰다.
유진투자증권 역시 보고서를 통해 “가스업체들은 가스 배관을 활용한 수소 사업에 대한 기대감으로 가치 평가가 개선됐다”며 “다만 삼천리는 가스전을 보유하지 않았기 때문에 실적과 주가는 과거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서울가스에 대한 우려를 담은 보고서도 있다. SK증권은 최근 주가 급등을 뒷받침할 만한 실적 개선 근거는 부족하다고 짚었다.
이에 앞서서도 보고서를 통해 “서울 가스의 현재 주가는 천연가스 가격 상승과 함께 실적이 오를 것이란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도시가스사업의 영업이익률과 천연가스 가격은 무관하다”고 언급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개인 투자자를 상대로 장기적 관점에서 기업 펀더멘털 바탕의 투자를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개인 투자자들은 투자 종목을 선택하는 과정에서 대체로 주가가 상승하는 종목을 매수하는 현상을 보인다”며 “이 같은 현상은 단타 성향이 강한 이들에게서 주로 관측된다”고 말했다.
이어 “투자의 기본인 앞으로의 실적 개선 가능성에 따른 주가 판단능력을 길러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기업을 분석하는 증권사의 역량도 중요하고 시장을 감시하는 당국의 역할도 중요하다”며 “특히 업계와 당국의 노력에 더해 투자의 기본에 바탕을 둔 투자자들의 투자 문화 조성이 더해지는 등 성숙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검찰과 금융당국은 SG(소시에테제네랄)증권발 폭락 사태로 불거진 주가조작 의혹에 대해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이번 주가조작 의혹은 지난달 24일부터 SG증권을 통해 나온 삼천리·선광·하림지주 등 8개 종목이 연일 하한가를 기록하면서 불거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