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투자업계가 다이렉트 인덱싱 서비스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다이렉트 인덱싱은 투자자 개인의 성향 등을 반영한 맞춤형 지수를 생성해 원하는 조건에 자동으로 운용하는 자산관리 서비스의 일환이다.
금투업계는 해외 다이렉트 인덱싱 시장의 성장성에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미국 자산운용사 ‘찰스슈왑’은 지난 2020년 다이렉트 인덱싱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모티프)에 투자를 시작했다. 이후 다수의 자산운용사들이 다이렉트 인덱싱 업체 인수에 나서며 관련 시장은 꿈틀대고 있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 다이렉트 인덱싱 시장 규모는 2018년 185조원을 시작으로 △2019년 385조원(전년比 108.1%↑) △2020년 500조원(29.8%↑)까지 확대됐다. 오는 2025년까지는 2150조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국내 금투업계도 다이렉트 인덱싱이 새로운 수익원으로 낙점하고 관련 서비스 출시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다이렉트 인덱싱 시장에 첫발을 내딛은 곳은 NH투자증권이다.
NH투자증권은 지난달 국내 증권사 가운데 처음으로 ‘NH다이렉트인덱싱’을 선보였다. 이를 위해 자체 개발한 테마별 아이셀렉트 지수도 개발했다.
이용자는 해당 지수를 통해 원하는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수 있다. 예컨대 투자자는 NH다이렉트인덱싱을 통해 △코스피 △코스닥 등 기본 지수에 더해 아이셀렉트 지수 등을 조합해 나만의 상장지수펀드(ETF)를 만들어 투자할 수 있다.
KB자산운용도 이달 중으로 다이렉트 인덱싱 서비스 ‘Myport(마이포트)’ 상용화에 돌입한다. 해당 서비스는 국내와 미국 주식시장에 상장된 종목을 여러 기준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매주 인공지능(AI)이 글로벌 시장 빅데이터를 활용해 이슈가 되는 테마를 알려주고, 해당 테마와 관련된 국내 투자 포트폴리오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KB자산운용은 앞으로 알고리즘 형태를 넘어 고도화된 리서치 자료와 전문가의 자문을 받을 수 있는 플랫폼 비즈니스로 성장시켜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 밖에 한화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등도 관련 서비스 출시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편 국내 증시에서 다이렉트 인덱싱에 대한 관심도는 확대될 전망이다.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가 도입되는 2025년 이후 절세 상품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금투세 도입 시 주식과 채권, 펀드 등 금융투자에서 발생한 합산 소득이 연 5000만원 이상일 경우 수익의 20~25%를 세금으로 내야 한다. 하지만 다이렉트 인덱싱을 활용한다면 연 투자 수익을 5000만원 이하로 조절할 수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다이렉트 인덱싱은 ETF의 한계로 지목됐던 직접 투자와 높은 진입 장벽을 보완한 상품이며 앞으로 ETF를 대체할 가능성이 높다”며 “여기에 금투세 도입 전까지 절세 부분에 대한 기술적 보완까지 이뤄진다면 또 다른 자산관리 서비스 형태로 확대될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