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조선의 걸 크러시
[신간] 조선의 걸 크러시
  • 권나연 기자
  • 승인 2023.03.05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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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민음사)
(사진=민음사)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조선의 여성들을 조명한 '조선의 걸 크러시: ‘남성’ 말고 ‘여성’으로 보는조선 시대의 문학과 역사'가 출간됐다.

5일 출판사 민음사에 따르면 이 도서는 양반이 아닌 보통 사람의 다양한 직업을 망라해 화제가 되었던 ‘조선잡사: ‘사농’ 말고 ‘공상’으로 보는 조선 시대 직업의 모든 것‘을 잇는 기획이다.

우리 시대의 한국학 연구자들이 실제 역사와 고전소설에서 발굴해 정리한 40가지 이야기는 조선여성들에 관한 오해를 깨부순다.

책 속 이야기는 강렬하고 매섭다. 조선 여성이라고 하면 흔히 떠올리는 궁중 여성들은 나오지 않는다. 원수를 직접 처단하고, 뛰어난 기개와 재주로 영웅의 반열에 오르며, 적극적으로 사랑을 쟁취한 여성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 책의 이야기들은 조선 시대 여성들의 특별한 삶이고 서사다. 요조숙녀와 현모양처라는 정체성을 거부하기도 하고 뛰어넘기도 했으며 받아들이더라도 주체적으로 선택한 여성들이다.

그래서 이 여성들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어휘를 찾아보았다. 많은 고민 끝에 ‘크러시’라는 영어 단어를 선택했다. ‘조선의 걸 크러시’로 제목을 잡은 이유다.

조선은 기록의 나라다. 적지 않은 여성이 국가의 공식 기록에, 민간의 야담집에 이름을 남겼다. 여성이 주인공으로 활약하는 소설도 여럿 나와 널리 읽혔다. 조선 시대의 문학과 역사에서 여성들이 차지하는 자리는 작지 않다.

한류 열풍의 원조로 꼽히는 드라마 ‘대장금’의 주인공 서장금. ‘조선왕조실록’에 실린 의녀 장금의 기록에서 탄생한 캐릭터다.

같은 이름의 소설이 원작인 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의 주인공 성덕임. 모델인 의빈 성씨는 관련 자료가 속속 번역되어 소개되면서 다채로운 면모를 지닌 캐릭터로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이 책은 조선 시대 여성에 대한 이해의 지평을 넓히고 고전 산문에 관심을 두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kny062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