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계적 정비 위해 정부·지자체가 '이주대책 수립' 지원
정부가 1기 신도시 등 노후계획도시에서 안전 진단과 용적률 등 각종 건축 규제를 완화하고 통합심의를 통해 정비 사업 속도를 높이기로 했다. 체계적인 정비와 시장 불안 최소화를 위해 그간 사업시행자의 몫이던 이주대책 수립도 지자체가 주도하고 정부가 지원하기로 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6일 '1기 신도시 정비 민관합동 TF(태스크포스)' 제7차 전체 회의를 열고 1기 신도시 등 노후계획도시 정비를 체계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노후계획도시 정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주요 내용을 확정했다고 7일 밝혔다.
국토부는 특별법이 적용되는 노후계획도시 범위를 '택지개발촉진법'에 따라 택지조성사업이 완료된 지 20년 넘은 100만㎡ 이상 택지로 설정하기로 했다. 이 범위에 1기 신도시를 비롯해 수도권 택지지구와 지방 거점 신도시 등이 포함될 예정이다.
택지 분할 사례를 고려해 하나의 택지가 100만㎡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라도 인접한 2개 이상 택지 면적의 합이 100만㎡ 이상이거나 택지지구와 같은 생활권을 구성하는 연접 노후 구도심도 시행령을 통해 특별법 적용 대상에 포함되도록 할 계획이다.
또 시장과 군수 등 지정권자가 도시 재창조를 위한 '노후계획도시특별정비구역'(이하 특별정비구역)을 지정할 수 있도록 하고 이에 맞는 정비계획을 수립할 수 있게 할 방침이다. 특별구역 지정은 주민 지정 제안 또는 지정권자 직권으로 지방위원회 심의와 시·도지사 협의를 거쳐 이뤄지도록 한다.
국토부는 특별정비구역 내에 다양한 특례를 제공할 계획이다. 재건축 단지에 대해선 도시정비법상 안전 진단을 완화하고 자족 기능 향상과 대규모 기반 시설 확충 등 공공성이 확보된 사업장은 안전 진단을 면제하기로 했다. 리모델링 단지는 현행 15%까지 늘릴 수 있는 세대 수 증가 범위를 확대할 예정이다.
용적률과 용도지역 등 건축 규제도 완화한다. 특별정비구역으로 지정된 지역에서는 용적률을 종 상향(2종→3종·준주거) 수준으로 완화하고 용도지역도 지역 여건에 따라 변경이 가능하도록 규정을 마련한다.
또한 특별정비구역에서 진행되는 모든 사업에 '통합심의' 절차를 적용해 신속한 사업 추진이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기본계획 수립 등에 수반되는 각종 비용을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지원할 수 있도록 보조·융자 규정을 마련하고 사업시행자 부담을 줄이고자 각종 부담금을 감면할 수 있는 조항을 수립한다.
질서 있고 체계적인 정비와 시장 불안 최소화를 위해 그간 사업시행자 몫이던 이주대책 수립 의무를 지자체가 주도하고 정부가 지원하는 형태로 규정한다. '이주대책 사업시행자'를 지정해 이주 단지 조성과 순환형 주택 공급을 추진한다.
이와 함께 국토부는 특례가 집중되는 점을 고려해 개발에 대한 초과 이익 환수 규정을 마련할 예정이다. 공공임대주택과 기반 시설, 생활 SOC(사회간접자본), 기여금 등 다양한 기부채납도 가능하게 할 계획이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주민과 지자체 목소리를 충실히 반영해 그간 정부가 국민께 드린 신속한 신도시 정비 추진에 대한 약속을 지키고자 한다"며 "정비가 차질 없이 이행될 수 있도록 특별법 발의 이후에도 국회와 긴밀히 협조해 조속히 통과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토부는 1기 신도시 등 노후계획도시는 단기에 공급이 집중된 고밀 주거단지로 자족성이 부족했고 노후화에 대한 주민 정비 요구가 높았으나 '도시정비법'과 '도시재생법' 등 현행 법률 체계로는 신속하고 광역적인 정비가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지난 11월 '1기 신도시 정비 기본방침 수립 및 제도화 방안' 연구 용역에 착수해 이번 특별법 마련을 검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