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현대차 '신형 그랜저 하이브리드', 눈길도 안정적인 '사장님 차'
[시승기] 현대차 '신형 그랜저 하이브리드', 눈길도 안정적인 '사장님 차'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3.01.14 11: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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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연기관 비교시 외관모델 표시 '무'…꺼지지 않는 'EV 모드'
미끄러운 구간도 안정적 주행…가다 서다 반복해도 연비19㎞
현대자동차 ‘디 올 뉴 그랜저 하이브리드’. [사진=이성은 기자]
현대자동차 ‘디 올 뉴 그랜저 하이브리드’. [사진=이성은 기자]

‘뽀드득, 뽀드득’

현대자동차 7세대 ‘디 올 뉴 그랜저 하이브리드’를 눈밭에서 저속 주행하면 눈을 밟는 소리만 들렸다. 정숙성과 함께 주행 안정성도 ‘사장님 차’로 제격이다. 눈길 주행도 안정적이다.

최근 서울 서초구 양재동 더케이호텔 주차장에서 만난 ‘디 올 뉴 그랜저 하이브리드’는 이전에 경험한 가솔린 모델 보다 더욱 정숙했다.

◇하이브리드 티 내지 않은 외관…정숙성 더욱 높아

그랜저 하이브리드 모델에는 외관은 가솔린 모델과 차이가 없다. 적어도 하이브리드 모델이라는 표시가 있을 법 하지만 찾기 힘들다. 특히 하이브리드라는 표시를 찾기 힘들다. 왼쪽 뒷좌석 유리문에 붙은 에너지소비효율 등급 스티커에 적힌 하이브리드라는 표시만이 외관에서 찾을 수 있는 유일한 표시다.

내부에 들어서도 하이브리드 모델의 특성을 찾기 힘들다. 계기판에 있는 ‘EV’(전기차) 모드 표시만 있다.

일자형 램프로 선을 강조한 디자인, 전반적으로 볼륨감 있고 중후한 외관 등은 여전히 그랜저만의 대담하고 독특한 매력을 드러낸다.

현대자동차 ‘디 올 뉴 그랜저 하이브리드’. [사진=이성은 기자]
현대자동차 ‘디 올 뉴 그랜저 하이브리드’. [사진=이성은 기자]

시승은 양재동에서 경기 용인시 한 카페를 왕복하는 약 80킬로미터(㎞) 구간으로 진행했다. 차량은 20인치 휠을 장착한 1.6리터(ℓ) 가솔린 터보 하이브리드 캘리그래피 모델이었다.

첫 주행부터 걱정이다. 도로에 눈이 쌓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기우에 불과했다. 눈길은 디 올 뉴 그랜저 하이브리드의 안정적 주행감각을 더욱 돋보이게 했다.

첫 주행 시 EV 모드가 켜졌다. EV 모드는 주행 중 전기모터가 구동될 때 나타나는 표시다. EV 모드 표시는 쉽게 꺼지지 않았다. 지하주차장을 나가는 오르막길을 지나 도로에 들어섰을 때도 EV 모드는 켜졌다. 시속 30㎞ 이상을 달릴 때도 여전히 EV 모드였다.

때문에 정숙성은 기존 내연기관 보다 더욱 높았다. 특히 기존 노면 소음 저감 기술인 ANC-R(Active Noise Control-Road)와 이중 접합 차음 유리, 도어 3중 실링 구조 등과 함께 EV 모드가 어우러지며 주행 초기 소음을 듣기 힘들었다.

현대자동차 ‘디 올 뉴 그랜저 하이브리드’. [사진=이성은 기자]
현대자동차 ‘디 올 뉴 그랜저 하이브리드’. [사진=이성은 기자]

EV 모드가 꺼진 뒤 내연기관 구동으로 전환되는 순간에는 이질감이 없었다. 가다 서다를 반복하며 EV 모드와 내연기관 구동 전환이 잦았지만 부드러운 주행이 가능했다.

고속도로 진입 후 속도를 올렸다. 그동안 들리지 않던 엔진음이 실내 유입됐다. 하지만 소음이 크지 않았다. 통상적으로 엔진음 등 겨울철 차량 소음이 커지는 점을 고려하면 오히려 소음은 부드러운 편이다.

◇눈길에도 안정적 주행…복잡한 도심 주행에도 연비 19㎞

하이브리드 모델의 주행 모드는 △에코 △스포츠 △마이 드라이브 3가지다. 기존 가솔린 모델의 △에코 △노멀 △스포츠 △마이 드라이브 △스노우 등과 비교해 적다. 하지만 하이브리드 모델은 에코 모드로 달려도 힘이 부족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스포츠 모드로 변경 시 가속페달, 스티어링휠(운전대)이 더욱 가벼워지며 에코 모드와 간극이 컸다.

디 올 뉴 그랜저 1.6ℓ 가솔린 터보 하이브리드 엔진은 최고 출력 180마력(ps), 최대 27.0킬로그램포스미터(㎏f·m)의 주행 성능을 갖췄다.

현대자동차 ‘디 올 뉴 그랜저 하이브리드’ 20인치 휠. [사진=이성은 기자]
현대자동차 ‘디 올 뉴 그랜저 하이브리드’ 20인치 휠. [사진=이성은 기자]

눈길 주행과 고속도로에서 시속 80㎞ 이상 주행, 곡선 구간 주행에서 차량의 흠들림은 없었다. 특히 기착지인 경기 용인시 한 카페에 도착할 땐 주변에 눈이 치워지지 않아 진입 전 불안했지만 서행하며 미끄러짐 없이 안정적 주행이 가능했다.

하이브리드 모델에는 구동 모터를 활용해 주행 성능을 향상시키는 시스템인 ‘E-모션 드라이브’가 적용됐다.

E-모션 드라이브는 속도 방지턱 등 불규칙한 노면에서 부드러운 승차감을 제공하고 흔들림을 저감하는 ‘E-컴포트 드라이브’(E-Comfort Drive)와 급가속, 코너링 등 빠른 조향 상황에서 역동적이고 안정적인 운동 성능을 보여주는 ‘E-다이내믹 드라이브’(E-Dynamic Drive)로 이뤄진다.

기착지에서 확인한 연비는 ℓ당 19.6㎞였다. 가다 서다를 반복하고 도심 눈길 주행에 서행 구간도 많았지만 공인 복합연비 15.7㎞ 보다 더욱 높았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