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잠정치가 전기 대비 0.6%를 기록했다. 속보치 대비 0.1%포인트(p) 하향 조정된 셈이다. 오미크론 변이 여파와 우크라이나 전쟁 등 대내외 악재가 반영되면서 모든 영역이 침체되는 가운데 수출만 고군분투 중인 양상이다.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2022년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계절조정 기준) 잠정치’에 따르면 1분기 전기비 성장률은 0.6%로 집계됐는데, 이는 3분기(0.2%) 이후 두개 분기 만에 0%대 성장세다.
특히 작년 3분기, 4분기에 각각 4.0%, 4.2% 성장했던 것에 비해 성장세가 3%대로 내려 앉으며 둔화된 모습이라는 점에서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1분기 성장률을 책임진 수출 성장률이 속보치 대비 낮아졌다. 수출은 반도체, 화학제품 등을 중심으로 3.6% 증가했다. 한편 수입이 원자재 가격 상승과 투자 감소 등의 영향으로 기계 및 장비 등이 줄어 0.6%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수출에서 수입을 제거한 ‘순수출’의 성장기여도는 속보치 1.4%p에서 1.7%p로 증가하게 된 셈이다. 코로나19 유행 초기인 2020년 3분기(3.4%) 이래 기여도가 최고치에 달한 것이다.
1분기 성장률 잠정치에서도 수출 성장세를 소비와 투자가 갉아먹은 바 있다. 이번에 나온 확정치에서도 소비(민간·정부)의 성장기여도는 속보치와 동일한 마이너스 0.2%p였다. 한편 설비·건설투자는 각각 -0.6%p, -0.3%p가량 성장률을 떨어뜨린 것으로 파악됐다.
민간소비는 0.5% 감소를 유지하며 1개 분기 만에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준내구재(의류 등)와 내구재(가구, 통신기기 등) 등이 감소한 영향이다. 정부소비는 물건비가 증가했지만 백신 접종이 줄어들면서 사회보장현물 수혜가 감소해 보합 수준이었다.
설비투자는 기계류·운송장비가 모두 줄어 전기 대비 3.9% 감소를 기록했다. 기계류는 반도체 제조용 장비를 중심으로 3.5% 감소했고, 운송장비는 선박, 항공기 등이 줄어 5.1% 감소를 기록했다. 특히 건설투자는 전기대비 3.9% 감소였다. 2.4% 감소를 기록한 속보치 대비 크게 하향 조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