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의 난청인이 보청기를 사용할 경우, 인지능력이 쇠퇴하는 정도를 5배 늦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시그니아(전 지멘스 보청기)는 청각의료전문지 ‘히어링 리뷰(Hearing Review)’에 게재된 이같은 연구 결과를 18일 공개했다.
시그니아는 영국 맨체스터 청각장애인센터(ManCAD) 피어스 도스(Piers Dawes) 박사 팀의 ‘노인의 청각과 시각, 인지 능력 및 감정의 상관 관계’에 대한 연구를 분석한 결과 보청기를 사용하는 난청인이 그렇지 않은 노인에 비해 인지 능력 쇠퇴가 다섯 배 늦다는 점을 밝혀냈다고 전했다. 이 연구는 유럽연합의 SENSE-Cog 프로젝트(치매, 노화와 관련된 청각, 시각 장애의 복합적인 영향)의 하위 프로젝트다.
박사팀은 연구를 위해 미국 HRS(Health and Retirement Study) 통계자료 중 50세 이상 응답자 2040명의 데이터를 추출해 사용했다. 자료에는 1996년부터 2014년까지 18년에 걸쳐 2년마다 인지 수행 능력을 반복적으로 측정한 결과치가 담겨 있다. 이 중 테스트 초기에는 보청기를 사용하지 않다가 일정 시점 이후 보청기를 착용한 응답자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연구팀은 이 데이터에서 보청기 사용 전후의 ‘기억력 테스트 점수’를 기반으로 기억하는 단어 수의 연 평균 감소율을 조사했다. 그 결과 보청기 사용 전에는 기억력 테스트에서 기억하는 단어가 연간 평균 0.1 단어 줄었으나 보청기 사용 후에는 연 평균 0.02 단어가 줄어 인지 능력 쇠퇴를 5배 늦춘다는 결과를 얻었다.
피어스 로드 박사팀은 원인으로 노년의 난청인이 보청기 사용 시 우울증을 감소시키고 인지 능력에 자극을 줄 수 있는 사회생활을 촉진하며 더 적극적인 외부 활동 및 자신감 향상으로 인지 능력을 보호할 수 있다고 전했다. 또 보청기를 착용하면 신경생물학적으로 감각 결핍이 뇌 기능에 미치는 악영향을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시그니아 관계자는 해당 연구 결과에 대해 “보청기 착용이 인지 능력의 쇠퇴를 저하시키고 치매를 예방하는데 기여할 수 있다는 객관적인 지표가 발표되어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며 “청력은 나빠지기 전에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나빠지기 시작한 초기 단계부터 적절한 보청기를 착용해 난청의 심화를 지연시키고 남아 있는 청력을 효과적으로 보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