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호 SK스퀘어 대표이사 부회장이 28일 “성장 잠재력이 높은 반도체와 블록체인 등에 투자해 SK스퀘어 기업가치 증대의 원년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박 부회장은 이날 출범 후 처음 열린 주주총회에서 “올 한해 글로벌 거시경제의 불확실성 속에서도 M&A(인수합병) 시장에서는 좋은 기업들을 좋은 가격으로 투자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생길 것”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SK스퀘어는 앞으로 3년간 2조원 이상의 자체 투자 재원을 확보하고 국내외 투자자들과 공동투자 기반을 마련해 반도체, 넥스트플랫폼 영역에 집중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먼저 미국, 일본 등 반도체 선진시장을 무대로 글로벌 반도체 밸류체인(Value Chain) 내 대표 기업에 투자해 SK스퀘어 산하의 SK하이닉스와 사업 시너지를 노린다. 최근 해외 유수 전략적·재무적 투자자들이 SK스퀘어의 반도체 투자 역량에 신뢰를 표하며 공동 투자 의향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SK스퀘어의 주요 경영진은 지난 10년간 SK하이닉스 인수, 키옥시아 지분 인수, 인텔 낸드 사업 인수 등 성공적인 대형 M&A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반도체 전문 투자 역량을 두루 인정받고 있다. 국내외 투자회사 가운데 SK스퀘어만큼 글로벌 반도체 영역에 강점을 가진 곳은 매우 드물다.
또한 SK스퀘어는 블록체인과 같은 넥스트플랫폼 영역에 과감히 투자해 미래 혁신 산업을 빠르게 선점한다는 전략이다. 출범 후 발빠르게 투자한 △가상자산거래소 코빗 △디지털 휴먼 제작사 온마인드 △국내 최대 농업플랫폼 그린랩스 등이 여기에 속한다. 이 회사들은 현재 각 영역에서 높은 성장을 기록하며 SK스퀘어의 기업가치를 꾸준히 높이고 있다.
코빗은 SK텔레콤, SK플래닛 등 SK ICT 관계사들과 협력을 강화해 시장 점유율을 훌쩍 상회하는 가입자 순증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온마인드의 디지털 휴먼 ‘수아’는 올해부터 TV 광고, 메타버스, 음원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 보폭을 크게 넓힐 예정이다. 그린랩스도 국내 농업의 디지털화를 선도하며 유니콘을 뛰어넘는 기업으로 급성장하고 있다.
SK스퀘어는 지난해 가상자산거래소 코빗에 투자해 2대 주주에 오른 이후, SK ICT 관계사들과 코빗의 시너지를 견인함으로써 블록체인 기반 경제 시스템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예를 들어 SK텔레콤의 메타버스, SK플래닛의 멤버십·포인트 서비스 등 SK스퀘어 관계사가 보유한 실물 자산과 암호화폐를 연계해 서비스 이용 고객에게 차원이 다른 혜택을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이에 SK스퀘어는 관계사들과 함께 올해 상반기 내로 암호화폐 백서(White Paper)를 공개하고 연내 암호화폐 발행과 이에 연계한 서비스 확장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현재 관계사들이 보유한 다양한 ICT 서비스와 오랜 기간 쌓아온 기업 신뢰도, 블록체인 기술력을 토대로 암호화폐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SK스퀘어의 포트폴리오는 SK하이닉스, SK쉴더스, 11번가, 티맵모빌리티, 원스토어, 콘텐츠웨이브, SK플래닛, FSK L&S, 인크로스, 드림어스컴퍼니, SK스퀘어 아메리카, CS T1, IDQ, 테크메이커, 스파크플러스, 나노엔텍, 코빗, 온마인드, 그린랩스로 총 19개에 달한다.
SK스퀘어는 포트폴리오의 더 큰 성장을 주도해 스퀘어의 기업가치를 한층 끌어 올린다는 계획이다. 이에 올 상반기를 목표로 현재 비상장사인 SK쉴더스, 원스토어의 IPO를 추진해 신규 자금 유입을 통한 미래 성장을 앞당긴다.
이와 더불어 포트폴리오 회사들이 이커머스, 모빌리티, 콘텐츠 등 각 영역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크게 도약할 수 있도록 강력한 사업 제휴를 추진할 예정이다. 국내외 파트너들과 기존 산업의 경계와 현재의 경쟁 구도를 뛰어넘는 협력을 선보인다는 전략이다.
박 부회장은 “SK스퀘어가 향후 투자 수익을 실현하면 자사주 매입·소각 또는 특별배당을 통해 주주가치를 극대화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열린 주총에선 △재무제표 △이사 보수한도 안건이 승인됐다. SK스퀘어는 지난해 11~12월 연결기준 매출 1조1464억원, 영업이익 4198억원을 올렸다. 이사 보수한도는 120억원으로 승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