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게임산업을 태동시킨 넥슨 창업주 김정주 NXC 이사가 지난달 말 향년 54세로 세상을 떠났다.
2일 NXC에 따르면, 김 이사는 지난달 말 미국에서 별세했다. 그는 이전부터 우울증 치료를 받았고 최근 들어 악화된 것으로 전해졌다.
고(古) 김정주 이사는 1994년 자본금 6000만원으로 창업한 넥슨을 통해 게임 산업의 불모지였던 한국을 글로벌 게임산업 선도국으로 성장시키는데 일조했다. 그는 세계 첫 그래픽 온라인 게임 ‘바람의나라’를 직접 개발해 선보였다. 이후 넥슨은 ‘카트라이더’, ‘메이플스토리’ 등 한국을 대표할 게임들을 내놨다. 넥슨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2조8530억원, 영업이익 9516억원을 기록했다.
김 이사는 사회공헌 사업에도 관심을 기울였다. 넥슨은 2013년 아시아 최초로 컴퓨터박물관인 ‘넥슨컴퓨터박물관’을 개관했고 국내 첫 아동 재활병원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 건립도 지원했다.
2018년엔 지속적인 사회공헌 활동을 위해 넥슨재단을 설립했다. 넥슨 재단은 △어린이들의 독서활동을 위한 공간 조성과 도서 기부 사업인 ‘넥슨작은책방’ △청소년 대상 코딩 대회 ‘NYPC’ △창의적 놀이문화의 확산을 위한 브릭 사업 ‘플레이노베이션’ △게임과 다양한 예술분야의 접목을 시도하는 ‘보더리스’ △‘어린이재활병원’ △‘어린이완화의료센터’ 등 다양한 분야에서 미래세대를 위한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김 이사는 경영활동은 적극적이진 않아 ‘은둔형 최고경영자(CEO)’로 불렸다. 2005년 6월 넥슨 최고경영자(CEO)에 올랐지만 이듬해부터 지주사인 넥슨홀딩스(현 NXC)의 대표직만 맡았다. 지난해 7월에는 NXC 대표직에서도 물러나 사내이사에 머물렀다.
김 이사는 NXC 대표를 사퇴하면서 “저는 보다 자유로운 위치에서 넥슨컴퍼니와 우리 사회에 도움이 되는 길을 찾겠다”고 밝혔다.
김 이사는 사법권력과 유착관계 논란에 휘말리기도 했다. 그는 2016년 검찰로부터 과거 진경준 검사장에게 넥슨 비상장 주식 매입기회, 여행경비, 차량 등 특혜를 제공한 혐의로 기소됐다. 하지만 2018년 무죄판결을 받았고 김 이사는 1000억원 이상의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