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업체 및 기존 진출 서비스와의 적극 협력 모색해 효율성 노림수
대만 현지 첫 지점 진출 인가·태국에선 한국 은행 첫 모바일 결제서비스
(편집자주) 국내 한 금융경영연구소 조사 결과,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은행의 해외점포 총자산은 1650억달러로 전체 은행 자산 중 해외점포가 차지하는 비중은 6.0% 수준이다. 이중 동남아시아 지역의 비중이 46.1%로 압도적이다. 은행들은 동남아 지역의 소비자 대출과 디지털 금융부문이 갖는 높은 성장 잠재력에 주목한다. 내년 국내 은행권의 당기순이익 위축 전망이 나오는 상황 속에서, 동남아의 잠재력을 발굴하려는 노력은 더 치열해지고 있다.
동남아에서 하나은행은 핵심 투자 기회를 탐색하면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이미 시장에 뿌리내린 해외 네트워크와 국내 자원과의 연계를 통한 시너지 창출을 극대화하고 있다.
지난 6월10일 공식 출범한 인도네시아 법인의 디지털뱅킹 플랫폼 '라인 뱅크'가 대표적 사업 연계 케이스. 하나은행 인도네시아 현지 법인은 2014년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이 합병한 이후로 법인지점만 50곳 이상 운영되는 등 이미 사업이 확대일로에 있다. 그러나 하나은행은 라인과 손잡는 방식으로 디지털뱅킹 현지 고객 기반 확대에 만전을 기했다. 이는 인도네시안 등 동남아 주요국에서 라인이 이미 국민 메신저로 통하는 기반을 갖고 있기 때문에, 협업을 통해 인도네시아 전체의 리테일 금융을 공략할 수 있기 때문.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글로벌 모바일 플랫폼인 라인과 함께 디지털뱅킹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현지 고객 기반 확대와 은행 브랜드 인지도 향상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태국에서도 현지 기업과의 협력으로 디지털 금융에 노크했다. 하나은행은 국내 은행 최초로 태국에서 모바일 결제서비스를 내놓은 바 있는데, 이 바탕에는 'GLN(Global Loyalty Network) 서비스'를 확장한다는 의미도 컸지만, 현지 은행인 시암상업은행과의 제휴를 통해 파일럿 서비스 등 운영 과정을 순조롭게 매듭지은 게 든든한 자산이 됐다.
베트남도 하나은행이 오래 공을 들여온 곳 중 하나다. 그간 베트남에서 하노이, 호치민 2개 지점을 통해 주로 한국계 기업 위주의 영업활동을 펼쳐 왔는데, 2019년 11월 현지 금융기관인 BIDV은행의 지분 15%를 인수하는 계약을 맺었다. BIDV은행은 베트남 자산 규모 기준 1위 은행이자 4대 국영상업은행 가운데 하나로 베트남 전역에 1000여개의 지점과 사무소를 갖춰 하나은행 영업망 확장성 모색에 큰 자산이 될 전망이다.
한편 하나은행은 대만 금융감독위원회로부터 '타이베이 지점' 개설 인가를 획득했다. 국내 은행권이 대만에 진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내년 초 정식 지점 오픈을 목표로 마무리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은행 타이베이 지점은 향후 점포 개설을 위한 행정 업무 및 실무 절차를 진행한 뒤 내년 초 정식 오픈을 목표로 하고 있다.
대만은 코로나19 펜데믹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경제성장 및 리쇼어링 정책 등으로 긍정적인 기업경영이 이뤄지고 있는 몇 안 되는 국가 중 하나다. 신뢰할 수 있는 금융제도와 공시시스템을 갖고 있는 점도 기업경영에 유리한 점이다. 하나은행의 진출은 이런 우량한 환경 속에서 활동 중인 현지기업 유치 및 무역금융 수요 등을 선점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글로벌 금융비즈니스 영역 확대 및 투자은행(IB) 영업 활성화에 마중물이 될 전망이다.
하나은행의 동남아 각국 시장 개척은 하나금융그룹이 지속적으로 추진해 온 '글로벌 2540(2025년까지 해외 사업 비중 40% 확대)' 전략의 핵심을 떠받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것이 은행 측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