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줏대감 롯데, 신세계와 각축 예상…AK 매력적인 상권 낙점
관건은 연간 임대료…최종 낙찰자는 최고가 입찰자
신세계와 롯데가 인천터미널에 이어 영등포역 상업시설 운영권을 두고 다시 승부를 펼칠 예정인 가운데, AK플라자까지 가세했다. 각사는 영등포 상업시설 운영권을 손에 쥘 경우 얻게 될 시너지를 확신하면서 총력을 기울일 전망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철도시설공단이 지난 3일까지 접수받은 ‘(구)서울역·영등포역 상업시설 신규 사용자’ 공모에 신세계와 롯데쇼핑, AK플라자 등 3개사가 제안서를 접수했다.
이번 공모는 2018년 1월 국가에 귀속된 상업시설 기존사업자의 임시사용기간이 올해 말로 만료된 데 따른 것이다. 신규 사업자는 2020년 1월부터 최장 20년(국유재산특례제한법 개정 시, 10년 후 1회 갱신 가능)간 점포를 운영할 수 있다.
신세계와 롯데쇼핑, AK플라자 중 △고용승계·고용안정 계획 △중소기업과의 상생협력 △공공 공간 확보계획 등을 평가하는 사전자격심사를 통과한 법인만이 오는 17일에 진행되는 입찰에 참여할 수 있다.
최종사업자는 임대료를 가장 많이 써낸 법인으로 결정된다. 한국철도시설공단은 최저임대료로 연간 216억7343만원을 제시했다.
업계는 이를 이유로 신세계와 롯데의 자존심 대결이 성사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신세계와 롯데는 앞서 인천터미널점을 두고 경합을 벌였으며 당시 롯데가 웃었다.
신세계는 한 차례 고배를 마신 만큼 이번 대결로 설욕을 노리고 있다. 더욱이 신세계가 사업권을 따낸다면 신세계백화점 영등포점과의 시너지가 기대되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영등포역 일대가 쇼핑몰인 스타필드나 아울렛인 사이먼 등으로의 바뀔 수 있다는 추측이 새나오고 있다. 이른바 ‘신세계 타운’을 그릴 수 있는 셈이다.
신세계 관계자는 “영등포 강서상권은 서울의 3대 핵심 상권 중 하나로 지난 35년간 운영해온 영등포점과 새로운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해 참여를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스타필드, 사이먼 등 다양한 경우의 수가 이야기되고 있는데, 현행법상 대규모 사업자의 전대(재임대)가 금지돼 있기 때문에 백화점 사업과 관련해 좀 더 차별화할 수 있는 부분에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롯데는 실적악화를 막기 위해서라도 롯데백화점의 핵심 점포 중 하나인 영등포점 수성에 집중할 전망이다. 영등포점은 지난해 기준 약 5000억원의 연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롯데는 지난달 롯데백화점 인천점·부평점의 매각으로 1500억원의 자금을 확보한 상태다. 때문에 업계 안팎에서는 이 자금이 영등포점 임대료 등에 투자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롯데 관계자는 “현재는 사업제안서만 접수했을 뿐”이라면서도 “1991년부터 운영해 왔던 곳이고 주변 상권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에 계속 백화점사업을 영위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신세계와 롯데의 맞대결로 압축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인 가운데, AK플라자도 영등포역 상업시설에 대한 사업제안서를 접수했다.
수원·평택 등 역사 내 상업시설을 운영한 경험을 토대로 유통공룡인 신세계·롯데에 도전장을 낸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두고 오는 8월31일 영업이 종료되는 구로점 대신 유동인구가 많아 안정적인 매출확보가 가능한 영등포역을 선택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AK플라자 관계자는 “영등포역은 기차역과 지하철역이 모두 있어 안정적인 트래픽을 확보할 수 있는 매우 매력적인 상권”이라며 “신규투자와 비교해서도 비용적인 부분에서 효율적이라고 판단해 도전하게 된 것이지, 구로점 영업종료와는 무관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