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다 출품작, 세계 각국의 화려한 게스트 등으로 관심이 모아졌던 제20회 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이하 BIAF)이 23일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BIAF는 이날 폐막식에서 장편과 단편을 포함 30개국 161편의 다양하고 퀄리티 높은 작품들 중 올해의 수상작들을 발표했다.
가장 관심이 모아졌던 국제경쟁의 장편부문의 대상은 마크 제임스 롤스 감독, 엠마 드스와프 감독의‘ 멋진 케이크’가 수상했다.
‘멋진 케이크’는 칸 감독주간 선정과 함께 자그레브 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 장편 대상을 수상한 스톱 모션 장편으로, 펠트 천으로 제작된 독특한 질감의 인형들을 극사실주의적이면서도 몽환적인 배경 속에서 촬영한 독창적인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이다. 이 작품은 단편 애니메이션 ‘오 윌리...’(2012)로 세계무대에 널리 이름을 알렸던 엠마 드 스와프와 마크 제임스 롤스의 첫 장편 애니메이션으로 개성 넘치는 스타일로 주목 받고 있다.
이야기의 배경은 19세기 말 식민주의가 기승을 부리는 아프리카. ‘왕의 꿈’, ‘호텔의 피그미 남자’, ‘반 몰 씨의 운명’, ‘실종된 짐꾼’, ‘탈영병’이라는 제목 하에 다섯 캐릭터가 독립적이면서도 유기적인 다섯 개의 단편을 이끌어간다.
‘멋진 케이크!’를 구성하는 다섯 이야기는 3명의 백인 캐릭터와 2명의 흑인 캐릭터를 등장시켜 다각도에서 식민주의의 비극을 드러내는 탈 식민의 주제의식이 강한 작품이다. 인류사의 비극을 소재로 해서인지 영화 내내 뛰어난 색감과 스타일의 화면과는 달리 분위기가 밝지만은 않다.돋보이는 것은 그 이야기들이 기본적으로 식민지배자와 식민지인을 선악의 이분법적 시각에서 다루고 있으면서도 양측 모두 비극적인 역사의 희생양이라는 점을 개인사를 통해 드러낸다는 데 있다.
한편 단편부문 대상 수상작은 덴마크 감독 레카 부시의 ‘솔라 워크’가 차지했다. 한국부문 심사위원상은 장승욱 감독의 ‘The Angler’이 수상했고 학생부문 심사위원상은 ‘나의 여동생’가 수상했다.
또 경쟁 전 부문에 후보작을 출품하며 눈길을 끌었던 코사카 키타로 감독은 ‘여주인님은 초등학생’으로 장편부문 우수상, 장편부문 관객상을 수상해 2관왕의 영예를 얻었다.
또한, 지난 11일 오스카 학생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금메달 수상의 쾌거를 전했던 ‘너구리와 손전등’ 김한나 감독은 온라인 네티즌초이스상을 수상했다.
장편부문 대상이자 폐막작으로 선정된 ‘멋진 케이크’는 폐막식이 끝난 후 한국만화박물관 1층 상영관에서 폐막작 상영을 통해 다시 한번 관객에게 선을 보였다.
[신아일보] 부천/오택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