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목적 다양성 버리고 완성도 높이기 집중
주 52시간제·여행 플랫폼 '신사업 기회로'
"액티비티의 높은 시장성을 확인한 시기였다. 기존 사업과 시너지는 물론이고,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공 여부도 가늠해보는 기회로 봤다."
지난 6월 종합숙박O2O(Online to Offline)업계 최초로 액티비티 서비스를 내놓은 심명섭 위드이노베이션 대표의 소감이다. 도심 한복판에서 즐기는 실내낚시부터 대규모 워터파크 이용권까지 600여개의 액티비티 상품이 여기어때에 탑재됐다. 어느때보다 뜨거웠던 여름만큼 화끈한 성수기를 보낸 여기어때 액티비티 상품은 연내 1000개 이상으로 늘어날 예정이다. 그렇다고 다양성에 집착하는 것은 아니다. 여기어때가 진짜 집중하는 것은 완성도다.
숙박·여행 플랫폼을 활용해 주 52시간 근무 시대를 새로운 기회로 삼고 있는 심명섭 대표. 그는 앞으로 펼쳐 낼 신사업의 성장동력으로 '시너지'와 '확장성'을 꼽았다. 여전히 현재 진행형인 그의 도전기를 들어봤다.
Q 여름시즌을 겨냥해 숙박과 결합한 액티비티 서비스를 종합숙박 O2O 업계 최초로 출시했다. 짧지만 강렬했을 첫 성수기 성과가 궁금하다.
눈에 띄는 성과는 여기어때 MAU(월간 실사용자)가 300만명까지 늘어났다는 것이다. 200만명대에서 횡보를 거듭하던 사용자 수가 짧은 기간 큰 폭으로 뛰어올랐다. 액티비티 상품을 구매한 고객이 유입됐다는 의미도 있지만, 액티비티와 숙박을 교차 판매했다는 데 주목한다. 액티비티 서비스 출시 이후인 7~8월 리조트 거래액은 3배가 급등했다. 가족단위 여행객이 워터파크나 스파 상품을 구경한 뒤, 투숙할 숙소를 동시에 검색하는 경우가 늘었다.
Q 액티비티 서비스는 구체적으로 어떤 상품들을 포함하고 있나?
우리가 정의한 액티비티 범주는 넓다. 여행과 레저는 물론이고, 생활 전반에서 만날 수 있는 다양한 여가 활동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사람들은 여행할 때 또는 퇴근 이후에도 액티비티 즐긴다. 워터파크와 스키장은 물론이고 동물원이나 전시, 공연, 스파도 액티비티다.
Q 올해 액티비티 사업에 뛰어들거나, 사업을 강화하는 기업들이 많다. 직접 시장을 뛰어본 결과, 성장 가능성은 어떤가?
우리 서비스를 숙박에 한정 지으면, 사업 확장에 한계가 있다. 모텔에서 종합숙박으로 카테고리를 확대했지만, 앱 사용자가 괄목할 정도로 늘어나려면 새로운 콘텐츠가 필요했다. 자체적으로 성장 가능성이 높고, 숙박과 시너지가 가능한 상품군을 분석했다. 다양한 비즈니스가 물망에 올랐지만, 우리는 액티비티에서 답을 찾았다. 주 52시간 근무제 등이 본격화되면서 액티비티에 대한 관심은 폭발적이다. 조사에 따르면 국내 액티비티 시장규모는 20조원까지 본다. 찾는 사람이 많은 데다, 글로벌 시장으로의 확장성도 눈여겨 봤다. 자체 성장성과 숙박과의 시너지가 확실한 시장, 우리 기준에 잘 맞는 비즈니스다.
Q 결과적으로 액티비티 시장에는 연착륙한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는 어떤 분야에 집중할 생각인가?
이달에만 1년여를 준비한 굵직한 서비스 3개가 동시에 공개됐다. 첫째는 VIP 등급제인 '엘리트' 멤버십이다. 숙박 고객의 니즈를 충족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둘째는 '여기어때 블랙'이다. 블랙은 우리가 보유한 전문 큐레이터가 '프리미엄 숙소'를 선별해 제공한다. 현장평가를 거친 가치있는 숙소들을 발굴하는 만큼, 업계의 '미쉐린 가이드'를 지향한다. 여행에서 숙박경험이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해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 셋째는 기업 회원 대상의 '여기어때 비즈니스'다. 출장 및 직원복지 목적으로 기업이 숙박상품을 이용할 경우 특가에 숙소를 지원한다. 글로벌도 중요하다. 우리가 해외시장에 관심 갖는 것은 본질에 기반한 시장을 확장한다는 의미다. 국내 사용자가 해외로 나가거나, 해외 사용자가 국내로 유입될 때 액티비티와 숙소의 교차 판매가 가능하다.
Q 다양한 서비스를 한 번에 끌고 나가기 위해 원칙이 필요할 것 같다.
모든 서비스는 고객 편의와 사용자 확대 두 가지를 염두에 둔다. 실행 과정에서는 선택과 집중이 중요하다. 맹목적인 다양성 추구보다 완성도를 높이는데 집중한다. 목표를 이룬 뒤 다음 스텝에 역량을 쏟는다. 여기어때는 지금까지 숙박 서비스를 단계적으로 확대했다. 2014년 앱 출시 전에는 3만개에 달하는 모텔 시장을 공략했다. 2016년에는 종합숙박플랫폼으로 업그레이드했고, 지난 6월에는 액티비티로 확장하며 거래매출이 계단식으로 성장하고 있다.
Q '여기어때'의 이미지는 처음과 많이 달라졌다. 어떤 브랜드로 기억되길 바라는가?
연간 국내 여행객이 4000만명에 달한다. O2O 플랫폼 사업자는 수요자를 국내 숙박시설과 연결하고, 유무형의 관광자원을 잇는 역할을 해야한다. 여기어때는 숙박 산업, 액티비티 산업이 여행객과 만나는 가교로 자리매김했다. 차원 높은 상생 전략 속에서 회사도 함께 성장한다. 여기어때는 여행을 떠날 때 어디서 자고, 무엇을 즐길지 만족스러운 답을 제시하는 플랫폼이 되길 바란다. 포털이나 다양한 판매 창구에 산재한 여행 정보와 상품을 정돈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주말이나 퇴근 후 가족, 연인, 친구와 무엇을 즐길까'라는 질문에 가장 만족스러운 서비스가 될 것이다. 이를 위해 온·오프라인에서 업종을 가리지 않고 마구잡이로 사업을 확장하진 않을 것이다. 본질에 입각해 숙박과 액티비티 플랫폼에 집중하고, 유사 사업자와 차별화된 모델을 구축해 가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