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모 3.6 등 여진 45차례… 전문가 추가 강진 가능성도 제기
이재민 1536명 추위와 여진 두려움에 겹고통… "잠 못 이뤄"
경북 포항에서 규모 5.4의 강진 이후 규모 2~3의 여진이 계속되고 있어 시민들의 공포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이튿날에도 규모 3.0 이상의 여진이 추가로 발생하자 추가 강진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2분께 경북 포항시 북구 북쪽 8㎞ 지역에서 규모 3.6의 여진이 발생했다. 진앙지는 북위 36.12도, 동경 129.37도 지점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이 지진에 대해 "지난 15일 포항에서 발생한 규모 5.4 지진의 여진"이라며 "진도는 경북에서 모든 사람이 지진동을 느끼고, 수면 중에도 사람이 잠을 깰 수 있는 정도인 V등급으로 측정됐다"고 설명했다.
이후에도 비슷한 지점에서 규모 2.1과 2.3의 지진이 이어졌다.
애초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예정됐던 이날 하루 동안에만 오후 3시까지 12차례 땅이 흔들렸다.
기상청은 전날 발생한 본진 이후 만 하루가 지난 오후 3시까지 여진이 총 45차례 발생했다고 밝혔다.
규모별로는 2.0이상~3.0미만이 39회로 가장 많았고 3.0이상~4.0미만이 3회, 4.0이상~5.0미만이 1회 순이다.
이처럼 여진이 멈추지 않는 데다 여진의 규모도 3.0대로 오르자 전문가들은 추가 강진 가능성도 제기했다.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는 "포항 지진의 여파로 한정 지어 본다면 향후 일어날 지진은 규모가 작을 수 있다"면서도 "2011년 동일본 대지진으로 지각이 약해진 상황에서 그동안 응력까지 쌓인 탓에 더욱더 큰 지진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진파의 전달 속도가 느려졌다는 점이 지각이 약해졌다는 증거라고 설명하면서 "지각이 약해졌기 때문에 응력을 견디는 한계치도 낮아져 최대 규모 7.0 안팎의 큰 지진도 발생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포항주민들의 불안은 가시지 않고 있다.
무너지고 금이 간 주택이 많아 집에도 가지 못하고 대피소에서 추위와 여진 공포를 이겨내고 있다.
주택 붕괴 우려 등으로 흥해실내체육관, 교회, 초등학교 강당, 면사무소 등 13개 곳으로 대피한 포항 주민은 모두 1536명이다.
평소 부인과 단둘이 28평짜리 단독주택에 사는 흥해읍 망천리 조준길(69)씨는 "포항 시내에 있는 아들딸 3형제 가족이 모두 우리 집으로 와 밤을 보냈다"고 했다.
그러나 "자정 넘어서도 여진이 수차례 계속됐고 그때마다 가족들이 좀 더 안전한 마당으로 뛰쳐나오기를 반복했다"고 설명했다.
남송 3리 김정구(44)이장은 "마을 곳곳에 담이 쓰러진 곳이 몇 군데 있고 추가 붕괴 우려도 있어 여진으로 주민이 다칠까 봐 밤사이 주변을 둘러보느라 제대로 잠을 이룰 수 없었다"고 밝혔다.
김 이장은 이어 "여진도 여진이지만 바람이 강하게 불고 추위도 만만치 않아 주민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신아일보] 전호정 기자 jhj@shinailbo.co.kr
[사진=연합뉴스]
저작권자 © 신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