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센트·엘란트라 차주들 불만 접수만 110건
현대자동차가 미국에서 조향장치 결함 의혹이 불거져 고객들로부터 집단소송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미국의 자동차 결함 분석 사이트 카컴플레인츠 등 외신에 따르면 휴스턴 빈치(Houston Vinci)씨와 구재한(Jaehan Ku)씨는 현대차가 2013∼2016년형 엑센트와 엘란트라의 조향장치 결함 사실을 숨긴 채 이들 차량을 판매했다며 미 캘리포니아 중부 연방지방법원에 최근 소송을 냈다.
원고들은 소장에서 조향장치 결함으로 파워스티어링 시스템이 갑자기 작동을 멈춰 운전자가 스티어링휠(운전대)를 조작하는 데 어려움을 겪거나 아예 조작이 불가능해진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주행 중 장애물을 발견했을 때 대응 능력이 현저히 떨어져 안전하게 운전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빈치씨는 2015년 구매한 2013년형 중고 엑센트를 몰면서 운전대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현상을 반복적으로 겪었다.
그는 현대차 대리점을 찾아가 수리를 요구했으나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빈치씨는 이후 작년 1월 운전대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사고에 연루됐다고 말했다.
2014년형 엘란트라를 신차로 구매했다는 재한씨도 빈치씨와 같은 스티어링 시스템 이상을 경험하고 지난해 5월 사고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원고들은 지난해 미국에서 실시된 쏘나타 리콜이 같은 문제 때문이라며 현대차가 결함 사실을 인지하고도 소비자들에게 알리지 않았다고 밝혔다.
앞서 현대차는 전동식 조향장치(MDPS) 경고등 점등과 핸들이 무거워지는 현상으로 지난해 4월 2011년형 쏘나타 17만3000여대를 미국에서 리콜했다.
당시 현대차는 쏘나타에 장착된 파워스티어링 회로판이 손상됐을 수 있다는 내용의 리콜 서류를 미 연방정부에 제출했다.
원고들이 이번 소장에 적시한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 자료에 따르면 엑센트와 엘란트라 차주들로부터 접수된 파워스티어링 시스템 관련 불만사항은 110건에 달한다.
이들 차주는 운전 중 스티어링휠이 갑자기 말을 듣지 않아 애를 먹거나 조향이 안정적이지 않은 탓에 차량이 저절로 차선을 넘는 사례가 빈번했다고 불만을 제기했다.
네바다주 카슨시티에 사는 한 운전자는 “2015년형 엘란트라를 몰고 시속 24㎞로 다리를 건너던 중 스티어링휠이 먹통이 되는 바람에 다리 외벽을 들이받는 사고를 당했다”고 전했다.
이에 현대차 측은 “소장을 받아본 뒤 내용을 면밀히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신아일보] 조재형 기자 grind@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