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 보수 표심 의식…반대에서 찬성 돌변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북한 폭격설 등 한반도 위기가 고조되자 문재인, 안철수 유력 대선주자들이 사실상 사드 배치에 찬성하는 쪽으로 돌아서는 모습이다.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대선을 앞두고 '수권자'로서의 국정 안정감을 보여주면서 중도층 표심을 공략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11일 조선일보와 인터뷰에서 "북한이 계속 핵 도발을 하고 고도화한다면 사드 배치가 강행될 수 있다"면서 "북한이 핵을 동결하고 협상장에 나오면 (사드) 배치를 보류할 수 있고, 북핵이 완전 폐기되면 배치가 필요 없게 된다"고 말했다.
북한이 핵 개발을 포기할 가능성이 현재로써는 전무한 상황이기에, 문 후보의 이 같은 언급은 사실상 사드 배치를 수용할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문 후보는 이제까지 사드 문제에 대해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는 '전략적 모호성'을 선거 전략의 일환으로 채택해왔다.
문 후보는 또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에 대해 "대화도 대화를 할 상황이 돼야 가능하다"며 "북한이 6차 핵실험을 한다면 남북대화가 상당 기간 불가능한 상황이 될 것이며 그렇게 되면 개성공단이나 금강산 관광 재개가 불가능하다"고 북한에 차가운 입장을 나타냈다.
문 후보는 이날 창원을 방문한 자리에서도 "북한이 6차 핵실험을 강행하고 계속해서 핵 도발, 핵 고도화를 해 나간다면 그 때는 사드 배치가 불가피하다"고 사드 배치 불가피론을 폈다.
지난해 7월 사드 배치에 반대하며 국민투표를 주장했던 안 후보는 최근 입장을 180도 바꿨다.
지난 6일 관훈토론회에서 "상황이 바뀌면 입장이 바뀌어야 하는 게 당연하다"면서 사드 반대 당론을 채택한 당을 설득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지원 대표는 이날 YTN라디오에 나와 "안 후보가 국가 간에 이뤄진 협약은 대통령이 바뀌더라도 계속돼야 하기 때문에 사드 반대 당론 수정을 요구했다"며 "검토하겠다"고 화답했다.
안 후보의 급작스런 입장 변경을 두고, 보수표심을 붙잡아 두려는 자구책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한편 문 후보는 이날 한반도 안보위기 상황과 관련, 국회의장이 주재하는 5당 대표 및 대선후보가 참여하는 '5+5' 긴급안보비상회의 개최를 제안했다. 문 후보는 "한반도 위기설 및 긴장관계로 국민들이 불안해 하지 않도록 여야를 넘어 각 당 대선후보와 대표들이 초당적으로 협력하고 공동으로 대처하자"는 취지에서 이같이 제안했다.
그러나 박 대표는 "문재인 후보, 호들갑 떨면 안된다"며 "안그래도 국민이 불안해하는데, 대선후보가 위기를 부추기면 안된다"고 단칼에 잘랐다.
[신아일보] 김동현 기자 abcpe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