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安 5년만의 재대결… "삼수 없다" 배수진
文-安 5년만의 재대결… "삼수 없다" 배수진
  • 김가애 기자
  • 승인 2017.04.04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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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대선 당시 '후보단일화' 계기로 감정 앙금
누구든 패배하면 정치적 치명타 피하기 어려울 듯

▲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5년 만에 대권을 놓고 재대결을 펼치게 됐다.

국민의당은 4일 대전·충청지역에서 최종경선을 치러 안 후보를 대선후보로 확정했다.

안 후보는 이날 순회경선을 포함한 7차례 순회경선(80%) 누적득표와 여론조사(20%) 결과를 합산해 득표율 75.01%로 1위를 차지해 최종 후보가 됐다.

문 후보는 전날 민주당 수도권·강원·제주 경선에서 최종 후보로 선출됐다.

이미 여론조사로 드러난 지지율 흐름에서는 두 사람의 '양강대결'이 가시화되고 있는 형국이다. 지난 2012년 대선에서 야권후보 단일화 경쟁을 벌였던 두 사람이 치열한 예선을 거쳐 '외나무 다리'에서 만난 셈이다.

두 사람은 2012년 당시 지지율 1위를 달리던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에 맞서 후보 단일화를 진행했다. 단일화 협상에서 합의점을 찾는데 어려움을 겪다 안 후보가 전격 후보직을 사퇴하면서 문 후보가 야권 단일후보로 본선을 치렀지만 문 후보의 패배로 18대 대선은 막을 내렸다.

이후 한동안 각자의 길을 걷던 두 사람은 2014년 ‘새정치민주연합’에서 한집살림을 했다. 하지만 안 후보의 ‘문재인 당대표직 사퇴와 혁신 전당대회 개최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서 2015년 말 완전 결별하게 된다.

이듬해 국민의당을 창당한 안 후보는 4·13 총선에서 큰 성공(38석, 정당득표율 26.74%)을 거두며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다졌다.

두 사람이 2012년 당시 후보 단일화를 놓고 야권에서 준결승을 치렀다면 이번은 결승전이다.

그러나 두 사람은 2012년 후보 단일화를 계기로 현재까지도 앙금이 남아있는 상태다.

문 후보는 지난 2월 대담집 ‘대한민국이 묻는다’에서 “당시 대선에서 안철수가 좀 더 적극적으로 돕지 않은 게 조금 아쉽다”며 안 후보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이에 안 후보는 즉각 반발했다. 그는 문 후보를 향해 “양보한 것 하나만으로도 고맙다고 해야하는데 선거운동을 돕지 않았다고 하는 것은 짐승만도 못한 것”이라며 원색 비난했다.

안 후보의 아내 김미경 서울대 교수도 문 후보를 향해 “국민과의 단일화 약속을 지키기 위해 사퇴한 것”이라며 “배신감을 느낀다”고 맹비난했다.

이 같은 일련의 사건을 거치면서 두 사람은 현재 감정의 앙금만 남은 채 봉합 불가 국면에 있다. 현재도 서로를 향해 불편한 감정을 숨기지 않고 있다.

문 후보는 전날 후보 수락 연설 직후 기자들과 만나 안 후보와의 양자 대결 구도 가능성에 대해 “국민의당 뿐만 아니라 구여권 정당과 함께 연대하는 단일후보가 된다는 뜻인데, 별로 있음직한 일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적폐세력과 함께한다면 국민이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안 후보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이에 안 후보는 4일 충남대 강연 직후 기자들과 만나 "여러차례에 걸쳐 누구를 반대하기 위한 공학적인 연대에 대해서는 반대하고 그런 일은 없다고 말했는데도 그걸 또 가정하고 비판하고 있다"며 "허깨비를 만들어서 그 허깨비를 비판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처럼 서로 감정의 골이 깊어진 상태에서 두 사람 모두 “삼수는 없다”며 이번 대선에 배수진을 치고 있다.

두 사람 모두 이번 승부에서 패배한다면 자의든 타의든 정계은퇴 내지는 2선 후퇴 수순을 밟는 등 치명타를 면하기는 어렵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ga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