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IT업계에 따르면 포켓몬고의 국내 인기몰이 가능성에 관해서는 아직 관측이 엇갈리지만, 일단 이 게임이 히트한다면 당장 이득을 볼 업종으로는 보조배터리 시장이 꼽힌다.

 

포켓몬고는 스마트폰의 GPS·데이터 통신·그래픽 등의 기능을 계속 쓰기 때문에 배터리 소모량이 평소와 비교가 어려울 정도로 크다.

 

게다가 스마트폰을 갖고 다니며 야외 플레이를 해야 하는 게임 특성상 휴대용 보조배터리는 필수라고 할 수 있다.

 

실제 포켓몬고의 고향인 미국에서는 지난해 7월 초 게임 출시 뒤 며칠 만에 보조배터리 판매량이 평소의 갑절로 뛰었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포켓몬고가 국내에 안착하면 레스토랑·카페·술집 등 요식업종에도 호재가 예상된다. 포켓몬을 잡으려는 게임 팬을 대거 매장에 불러 모아 손님으로 전환하는 마케팅 기법을 쓸 수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포켓몬고가 이미 대세 게임이 된 서구에서는 요식업소가 특정 장소에 포켓몬을 끌어 모으는 '루어 모듈' 등 게임 아이템을 구매해 손님을 늘리는 기법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매장이 포켓몬이 많은 '황금 어장'이 되면 스마트폰을 든 사람들이 몰리면서 자연스럽게 고객 유치가 되기 때문이다.

 

포켓몬고의 개발사인 나이앤틱은 이처럼 사용자들을 실제 특정 장소에 자연스럽게 모이게 하는 기회를 '마케팅 상품'으로 포장해 대형 업소에 판다.

 

포켓스톱은 게임에 필요한 아이템을 얻는 보급소이며 체육관은 자신이 수집한 포켓몬을 단련시키거나 다른 사람의 포켓몬과 대전할 수 있는 공간이다. 사람들이 스타벅스나 이통사 매장을 찾아야할 이유에 '포켓몬고 즐기기'를 추가한 셈이다.

 

사람을 모아주는 포켓몬고의 이런 특성은 관광·운송업종에도 파급 효과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지난해 여름 속초에서 기술적 착오 탓에 국내 포켓몬고 서비스가 가능해지자 방문객이 급증하면서 지역 경제가 때 아닌 호황을 누렸고, 속초행 고속버스 이용률이 늘어나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게임업계도 내심 포켓몬고의 성공을 바라는 이들이 적잖다. 위치기반 게임이라는 생소한 장르가 국내 시장에서도 인기를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면 그 결과로 업계의 다양성이 더 넓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게임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모바일 게임이 RPG 중심으로만 너무 치우쳐 있는 건 사실"이라며 "포켓몬고가 실제 환경·사람과의 상호 작용을 유도하는 LBS 게임의 가능성을 보여준다면 이와 비슷한 게임 개발이 활성화하는 효과가 기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게임업계 관계자는 "포켓몬고는 LBS와 증강현실(AR)이라는 기술적 특징도 중요하지만 포켓몬이라는 친숙한 캐릭터를 활용해 부담 없는 게임을 찾는 '캐주얼 게이머'를 늘렸다는 점도 의미가 크다"며 "포켓몬고가 우리 게임 시장에서 어떤 수요를 발굴할지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