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문가 “전자담배가 흡연 습관 부추겨” 반론
영국 일간 더타임스와 뉴욕타임스(NYT)는 28일(현지시간) 영국 왕립의사협회(RCP)가 보고서를 통해 전자담배가 수백만 명의 목숨을 구할 수 있다는 주장을 펼쳤다고 보도했다.
로버트 웨스트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 담배학과장이 2009년부터 영국의 월별 가계동향조사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전자담배를 이용하면 아무런 금연보조제를 쓰지 않거나 전문가 상담을 받지 않고 니코틴 패치를 활용하는 경우보다 금연에 성공할 확률이 50% 높아졌다.
이번 연구를 지휘한 존 브리턴 영국 담배알코올학센터장도 “전자담배는 흡연자의 절반 이상이 담배를 끊을 수 있도록 도와줄 잠재력을 지녔다”며 “이는 건강에 있어 엄청난 혜택”이라고 말했다.
이에 영국 언론들에 따르면 영국 보건부 산하 기구인 의약품·의료기기안전관리국(MHRA)은 지난 1월 브리티시 아메리칸 타바코(BAT)의 전자담배 ‘e-Vok’에 대해 금연기기로서 시판을 승인해 의사들이 금연보조제로 처방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영국 왕립의사협회는 전자담배에 첨가되는 향료 성분이 유해할 가능성은 있다며 “장기적으로 부작용이 있을지는 아직 불확실하다”고 단서를 달았다.
영국 왕립의사협회가 이 같은 보고서를 발표하자 일부 전문가들 역시도 전자담배에 대한 지지 의견을 내놓고 있다.
케네스 워너 미시간대 교수는 “영국 왕립의사협회의 보고서는 잠재적인 혜택에 집중하고 있다”며 긍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또한 영국 전문가들은 지난해 8월 영국 공중보건국(PHE)의 의뢰로 작성한 연구 보고서에서 전자담배가 연초담배보다 95% 덜 해로운 것으로 나타났다며 금연 보조 수단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반면 영국 왕립의사협회 보고서에 대해 전자담배의 잠재적 유해성에 더 주목해온 미국 보건당국과 전문가들은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다.
미국 측은 오히려 전자담배가 흡연 습관을 부추겨 청소년들이 진짜 담배로 빠져드는 ‘관문’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측은 이번 보고서에 대한 구체적인 논평을 삼가면서도 “현재로는 전자담배를 안전하고 효과적인 금연보조제로 지지할 만한 결정적인 과학적 증거가 없다”"며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신아일보] 신혜영 기자 hyshi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