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4개사에 과징금 545억원 부과
약 8년간 브라운관(CRT) 유리 가격을 담합한 삼성코닝정밀소재(SSC), 아사히글라스(AGC)의 자회사인 한국전기초자(HEG), 일본전기초자 그룹 계열사 2곳(NEG·NEGM) 등 4개사가 545억원의 과징금을 물게 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4개 브라운관 유리 업체들이 1999년 3월부터 2007년 1월까지 약 8년에 걸쳐 가격과 거래상대방의 제한을 담합한 것을 적발하고 모두 545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키로 결정했다고 11일 밝혔다.
해당 업체들은 90년대 후반부터 LCD 등 평판 TV가 대세로 자리 잡으면서 브라운관 TV 부품 가격이 크게 떨어지자 담합을 모색했다.
이들은 한국, 일본, 싱가포르 등 각지에서 최소 35회 이상의 카르텔 회의를 개최해 가격 설정, 거래상대방 제한, 생산량 감축 등에 대해 합의했다.
가격 합의는 기종별 목표 가격이나 전분기 대비 전기종 평균 인상(인하)률 등을 합의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통상 분기별로 이뤄지는 수요업체와 가격협상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경쟁사 고객이 물량요청을 하더라도 공급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이들은 또 브라운관 유리의 초과 공급에 따른 가격 하락을 막기 위해 사전 합의를 통해 생산량을 줄이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필요하면 일부 생산 라인을 폐쇄했다.
이들 4개 업체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삼성코닝정밀소재 28.4%, 아사히글라스 19%, NEG 17.7%로 전체의 65.1%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시장에서는 69%를 점유하고 있다.
공정위는 공정거래법 제19조 제1항 제1호 및 제3호를 적용해 삼성코닝정밀소재 324억원, 한국전기초자 183억원, 일본전기초자코퍼레이션리미티드(NEG) 37억원, 일본전기초자에스디엔비에이치디(NEGM) 37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지난 1월 브라운관, 10월 초박맥액정표시장치(TFT-LCD)에 이어 3번째로 브라운관 유리 국제카르텔에 제제를 가함에 따라 한국시장을 겨냥한 사업자들의 담합행위가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브라운관의 주요 부품인 브라운관 유리 시장에서도 카르텔이 확인됨에 따라 향후 부품소재 관련 연관시장에서도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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