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 신규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이 증가했다.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시장금리 하락으로 대출금리가 내린 영향이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5대 시중은행에서 신규 취급된 주택구입자금 목적 주담대는 7조487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5조5765억원)과 비교해 34.3% 늘어난 수준으로, 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하던 지나해 9월(9조2088억원)이후 가장 큰 수치다.

신규 주담대는 증가했지만 디딤돌, 버팀목 등 정책 대출 비중은 감소 추세다.

5대 시중은행의 올해 2월 주택구입자금 목적 신규 주담대 가운데 정책 대출 비중은 36.6%로 집계됐다.

정책 대출 비중은 작년 8월 19.7%까지 밀렸지만 지속 확대되면서 같은 해 12월에는 54.6%까지 늘었다. 하지만 올해 1월 44.0%, 2월 36.6% 등으로 2개월 연속 떨어졌다.

정책 대출 비중이 줄어든 것은 금융당국이 올해 들어서 규제를 완화하고 실수요자 이외 수요자들에게도 대출을 늘린 영향이라는 게 은행권 관계자의 설명이다.

실제 우리은행의 경우 지난달 21일부터 주택을 보유한 이들의 서울 등 수도권 추가 주택 구입비용 대출을 다시 취급하기 시작했다.

은행권에서는 2월 이사철이 지나 3월에는 다소 주춤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상반기에는 신규 주담대가 지속 늘어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은 기준금리 추가 인하 예상으로 시장금리가 하락 추세인 상황에서 대출금리가 이를 반영해 낮아지면 대출 수요가 늘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아울러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오는 7월 3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시행 등도 상반기 가계대출 위험 요소로 지목된다.

앞서 지난해 2단계 스트레스 DSR 시행을 앞두고 조기에 자금을 확보하려는 대출 수요가 늘어난 바 있다.

한편 금융당국은 신규 주담대의 한 달 증가세만으로 판단하기 어려워 당장 대출 규제를 검토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부동산 규제 완화와 함께 작년 하반기 억눌렸던 대출 수요와 기준금리 인하까지 맞물려 가계대출이 크게 증가했지만, 앞으로 두 달간 추이를 더 지켜보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신아일보] 이민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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