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근으로 풍선효과…수도권 전이 방지 집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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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의 전격적인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로 인해 강남권은 완전히 난리도 아니다. 1월 토지거래허가구역을 적극 검토하겠다는 오세훈 서울시장 발언 이후 이미 호가가 오른 상태에서 해제가 되자마자 며칠 새 호가는 1억~2억원 더 올랐고 나와 있던 매물은 다 회수됐다. 반면 해제가 되지 않은 아파트는 실망 매물이 나오고 주민들은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 모든 것들이 다 정책의 실패다.
1월부터 해제를 검토하겠다며 군불을 때니 해제 기대감이 커지면서 상승 거래가 늘어나고 호가는 상승했다. 어차피 풀 것이었다면 1월에 풀던가 굳이 해제 한 달 전부터 기대감을 키운 것은 도대체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다.
해제도 다 풀어준 것이 아니라 국제교류복합지구의 잠실·삼성·대치·청담동만 풀었고 잠실주공5단지 등 재건축 추진 아파트 14곳은 또 풀어주지 않았다. 신속통합기획 123곳 중 조합설립인가가 끝난 6곳만 해제했고 압구정, 여의도, 목동, 성수동 역시 안 풀어줬다.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라는 거창한 타이틀은 달아놓고 막상 풀어준 곳은 실질적으로 잠실·삼성·대치·청담동 아파트밖에 없다.
호가 급등에 부담을 느낀 매수자들이 인근 단지로 눈을 돌리면서 풍선효과가 발생하고 있는데 앞으로 한 달이 수도권 부동산 시장의 향배를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시기가 될 것이다. 잠깐 타다가 그친다면 다행이지만 만약 송파구에서 강동구로 전이가 되면 수도권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정부와 서울시는 긴장하고 불길 확산을 막는 데 집중해야 할 것이다.
이번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는 타이밍도 명분도 약했다. 2023년 1월 금리 급등으로 주택 시장이 충격을 받았을 때 풀었더라면 좋았을 것을 5년 차 마지막까지 미루다가 등 떠밀려 푼 것이 하필 강남이 신고가가 나오는 분위기와 맞물려 버렸다.
오히려 해제되지 않은 지역의 반발만 불러왔다. 사실 토지거래허가구역이라는 규제가 실거주자면 구입할 수 있고 전세를 끼고 갭 투자를 못 하게 막는 것인데 재건축 단지들은 일단 아파트와 비교해서 전세가율이 매우 낮아 전세를 끼고 갭 투자가 크게 의미가 없는 아파트들이다. 즉 투기 우려 때문에 해제를 안 해줬다는 해명은 명분이 없다. 재건축 아파트를 사면 투기고 일반 아파트를 사면 투기가 아니란 말인가?
집값 안정에 효과가 없는 토지거래허가구역은 해제 과정도 문제였지만 처음 시작부터 잘못된 정책이었다. 서울 청담, 대치, 삼성, 잠실, 여의도, 압구정, 목동, 성수, 용산 이름만 들어도 사고 싶은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어 둔다고 잡히겠는가?
돈 있고 사고 싶은 사람은 실거주의 불편함을 감내하더라도 산다. 오히려 좋은 지역의 좌표를 찍어준 결과가 됐고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은 동안에도 신고가가 나왔고 풀고 나니 기대감으로 더 오르는 정책 부작용의 연속이다.
부동산 정책으로 자극을 주면 줄수록 시장은 반응하고 왜곡된다. 더 이상 섣부른 정책으로 인해 부동산 시장이 왜곡되지 않도록 상식적이고 합리적이면서 일관성 있는 부동산 정책을 기대해 본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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