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계엄직후 최창원 의장 주재 회의, 대응방안 논의
현대차- 권역본부장회의…트럼프 2기 '관세폭탄' 대응
LG- 구광모 주재 사장단 협의회…통상정책 변화 분석
4대 그룹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정국 속에서 내년 경영계획 수립에 나선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2기 출범에 앞서 국내 불확실성이 가중된 만큼 돌파구 마련에 집중할 전망이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SK, 현대자동차, LG 등은 내년 사업계획 수립에 머리를 맞댄다.
재계 관계자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발생한 탄핵정국이 변수"라며 "관세 상향 등 보호무역 강화기조인 트럼프 행정부 2기에 대응할 대통령 부재는 리스크로 다가올 전망"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맞춰 삼성전자는 17∼19일 글로벌 전략회의를 연다. 회의를 통해 내년 사업목표와 전략 등을 논의한다. 한종희 DX부문장(부회장)이 17~18일 디바이스경험(DX) 부문 회의를, 전영현 DS부문장(부회장)은 19일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회의를 주재한다. 회의에선 내년 출시 예정인 갤럭시S25 시리즈, XR 플랫폼 기반 헤드셋 등 신제품 전략과 고대역폭메모리(HBM), 파운드리 사업 방향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이재용 회장은 예년처럼 회의에 참석하지 않고 추후 보고를 받을 예정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주 서울 양재 본사에서 장재훈 현대차 사장, 송호성 기아 사장 주재로 글로벌 권역본부장회의를 열었다. 이는 매년 상·하반기 1회씩 여는 회의로 북미, 유럽, 중남미, 중국 등 주요 권역 본부장들이 참석했다. 또 현대차 사상 첫 외국인 최고경영자(CEO)로 내정된 호세 무뇨스 사장도 자리해 미국 시장 대응전략을 중점 논의 한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관세강화와 전기차 보조금 폐지 등을 공약으로 내건 상태다. 특히 미국 무역적자 원인으로 한국, 일본 등의 자동차와 부품을 지목해 자동차업계에 긴장감을 더하고 있다.
LG그룹은 지난달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구광모 회장 주재로 사장단 협의회를 개최했다. 1년에 상하반기 2번 열리는 사업보고회와 달리 사장단 협의회는 분기에 1번씩 진행된다. 이번 회의엔 신규선임 CEO를 비롯해 그룹사 최고경영진들이 참여했다. 이들은 경영환경 위기감 상승에 인식을 같이 했다. 특히 내년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본격 출범으로 예상되는 통상정책 변화, 지경학적 리스크, 산업 기술 트렌드 등 경영 환경 변화 시나리오를 자세히 분석하며 사업에 미칠 영향을 살폈다. 아울러 사별 대응 방안에 대해 깊이 있게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SK그룹은 연말 최태원 회장이 주도하는 전사적으로 예정된 공식 전략회의는 없다. SK는 6월 경영전략회의, 8월 이천포럼, 11월 CEO 세미나, 디렉터스 서밋 등을 주요 전략회의로 진행 중이다. 다만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은 올초 부활시킨 토요 경영진 회의를 통해 사업 리밸런싱(구조조정)을 꾸준히 추진 중이다. 계엄 사태 직후인 지난 4일엔 최 의장 주관으로 주요 계열사 경영진이 참석한 회의를 열고 대응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