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태 707특임단장 "'국회 봉쇄하고 의원 끌어낼수 있나' 지시 받아"
김현태 707특임단장 "'국회 봉쇄하고 의원 끌어낼수 있나' 지시 받아"
  • 장덕진 기자
  • 승인 2024.12.09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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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 상황서 국회활동 보장돼야 하는 것 몰라…부대원들은 김용현에게 이용당한 피해자"
계엄 당시 무장 군 병력에 소화기로 맞서는 국회 직원들(사진=연합뉴스)

비상계엄 당시 국회로 병력을 출동시킨 것으로 확인된 육군 특수전사령부 예하 707특수임무단의 김현태(대령) 단장이 707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게 이용당한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김 단장은 9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국방부 청사 건너편 전쟁기념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준비해 온 회견문을 통해 이같이 밝히며 '의원 150명 지시'와 관련해 "(곽종근 특수전사령관이 말했고) 김용현 전 장관이 지시를 내린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국회의원 숫자와 관련된 언급은 4일 오전 0시에서 0시 30분 사이 들은 것으로 기억한다"며 "1∼2분 간격으로 (사령관한테서) 전화가 왔고, '국회의원이 (의사당 안에) 150명을 넘으면 안 된다고 한다. 끌어낼 수 있겠느냐'는 뉘앙스였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계엄 해제 요구안) 가결을 우려했던 것 같다"며 "(사령관이) '의원이 늘고 있다, 150명 넘으면 안 된다, 진입이 되느냐'고 물으셔서 저는 '진입이 어렵다'고 답했다"고 덧붙였다.

또 "국회의사당과 국회의원회관 등 2개 건물 봉쇄 지시를 받았다"며 "의사당에 진입한 뒤 안에서 문을 틀어막는 식으로 봉쇄하려고 창문을 깨라는 지시도 했다"고 설명했다. 

김 단장은 계엄에 대한 지식 부족 등으로 인해 국회 활동 보장에 대해 잘 몰랐다면서도 지휘관으로서 부대원들을 사지로 내몬 데 대해 사죄했다. 

그는 "저를 제지하는 관계자들에게 '계엄사령부 지시를 받고 왔다. 계엄사령부로 항의하라'고 말할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이어 "저는 부대원들을 내란죄가 될 수 있는 위험에 빠뜨린 무능하고 무책임한 지휘관이다"라며 "부대원들에게 죄가 있다면 무능한 지휘관의 지시를 따른 죄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주의 법치주의 국가의 군인으로서 어떠한 법적인 책임이 따르더라 모든 책임을 다하고 스스로 죄를 물어 사랑하는 군을 떠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3일 계엄 당시 북한의 도발과 관련한 훈련도 예정돼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단장은 "(사령관이) 최근 풍선 도발 등 북한에 의한 서울 도발이 있을 것이라는 내용을 강조했다"며 "계엄 당일에는 그와 관련된 훈련을 하자고 했다"고 주장했다.

'실탄 준비'에 대해서는 "헬기 1대에 탑승하는 8명의 실탄을 통합 보관했으며 분량은 개인별로 5.56㎜ 10발, 9㎜ 10발이었다"며 "그와 별도로 나무 상자에 공포탄과 연습용 수류탄을 실었다"고 밝혔다.

신원이 기밀에 해당하는 김 단장은 이날 마스크나 선글라스를 착용하지 않고 자신의 이름이 적힌 명찰을 달고 카메라 앞에 섰다.

zha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