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4년 박정희 ,1989년 노태우, 2016년 박근혜 불참 이후 8년만 '4번째'
‘비상계엄령’을 선포했던 윤석열 대통령이 관례적 ‘대통령’ 행사인 무역의날 기념식에 결국 참석하지 않았다. 8년 전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됐던 2016년에 이어 이번 기념식은 ‘대통령 불참 4번째 행사’로 남게 됐다.
한국무역협회는 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무역 유공자 및 정부‧유관기관장 등 1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61회 무역의 날’ 기념식을 개최했다. 윤 대통령 대산 한덕수 국무총리가 대신 참석, 기업인들에게 포상을 전했다.
'무역의 날'은 무역 균형 발전과 무역 입국의 의지를 다지기 위해 제정한 법정기념일로 1964년 11월30일 수출 1억달러 달성을 기념해 '수출의 날'로 제정된 이후 1990년 ‘무역의 날’로 명칭이 변경됐다. 2011년 12월5일 세계에서 9번째로 무역 규모 1조달러를 달성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이듬해부터 무역의 날을 12월5일로 바꿔 기념하고 있다.
이번 윤 대통령의 불참은 무역의 날 기념식이 처음 실시된 지난 1964년 이후 역대 대통령 가운데 4번째다.
우선 1964년 개최된 제1회 수출의 날 기념식에는 당시 재임 중이던 박정희 전 대통령이 행사에 불참했다. 첫번째 행사였던 만큼 박정희 대통령은 참석 계획을 세우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첫번째 수출의 날 기념식은 부총리 주재로 진행됐다.
이후 1989년 제29회 수출의 날 기념식에 노태우 대통령이 해외 순방으로 인해 행사에 참석하지 못했다.
지난 2016년 제53회 수출의 날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최순실 게이트로 탄핵을 앞두고 있어 불참했다. 즉 특별한 대통령 행사 일정 없이 불명예를 안고 무역의날을 참석하지 못한 대통령으로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윤석열 대통령이 2번째가 됐다.
윤 대통령 대신 참가한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기념식에서 "정부는 우리 무역인들이 세계시장에서 마음껏 날개를 펼칠 수 있도록 든든한 지원군이 되겠다"며 "대한민국 무역의 역사는 수출만이 살길이라는 온 국민의 열망으로 수많은 위기와 도전을 극복해온 용기와 투혼의 드라마"라고 전했다.
한 총리는 "올해도 고금리·고물가·고환율의 삼중고와 대외 환경의 급격한 변화로 어느 것 하나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면서 "그런데도 우리 기업과 정부가 원팀이 돼 수출이 우리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왔다"고 강조했다.
현장에선 올해 최고의 탑인 250억불 탑을 수상한 기아를 비롯해 포스코퓨처엠(20억불탑), HD현대일렉트릭㈜(10억불 탑), 삼양식품㈜(7억불 탑) 등 8개 기업 대표가 수출의 탑 수상기업 1545개사를 대표해 단상에 올랐다. 기아는 신차 출시 및 공급망 확대 등의 노력으로 지난해 200억불 탑을 수상한데 이어 올해 250억불 탑을 수상하게 됐다.
무역‧진흥 유공자 포상 부문에서는 금탑산업훈장에 정순원 화신볼트산업 대표이사, 은탑산업훈장에 백승한 클래시스 대표이사, 동탑산업훈장에 최성규 엘파워텍 대표이사 등 9명이 597명의 유공자를 대표해 단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무역‧진흥 유공자 포상 부문에서 이상락 SK하이닉스 부사장과 윤승규 기아 부사장을 비롯해 정순원 화신볼트산업 대표, 아브라함 운가르 레이 쉬핑 그룹 회장, 조기준 신창에프에이 대표가 금탑 산업훈장에 이름을 올렸다. 정순원 대표와 은탑 산업훈장을 수상한 백승한 클래시스 대표, 동탑 산업훈장 최성규 엘파워텍 대표 등은 이날 597명의 유공자를 대표해 단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윤진식 무역협회 회장은 “국가 간 협력이 약화되고 보호무역주의가 확산되는 무역 패러다임의 전환은 우리에게 도전이자 새로운 기회”라며 “기술 혁신으로 고부가가치화를 실현해 후발 주자들과의 초격차를 유지하고 수출 다변화 노력을 통해 편중된 수출 구조를 개선해 지속 가능한 수출 확대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