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건설성과] 미래는 해외…현대건설, 글로벌 포트폴리오 다각화
[2024건설성과] 미래는 해외…현대건설, 글로벌 포트폴리오 다각화
  • 양지영 기자
  • 승인 2024.12.0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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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C 경쟁력 강화로 해외 시장서 성과
원전·바이오가스 등 에너지 사업 수주
(사진=신아일보DB)
서울시 종로구 현대건설 본사. (사진=신아일보DB)

건설업계는 자잿값 상승과 금융 비용 증가 등으로 어려운 2024년을 보냈다. 1년 전 건설사들은 경기 악화에 대응하면서 내일을 준비했다. 이들이 준비한 계획은 얼마만큼 실천됐을까. 2023년 수립한 경영 전략 중심으로 주요 건설사들의 2024년 성과를 알아봤다. <편집자 주>

현대건설이 '토탈 솔루션 크리에이터'를 통해 EPC 경쟁력을 강화하고 해외 시장에서 성과를 내는 모습이다. 지난달 총사업비 20조원 규모 불가리아 대형 원전 설계 계약을 맺고 해외 원전 사업에 새 이정표를 세웠다. 또 SMR과 바이오가스, 수소 생산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며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있다.

불가리아 코즐로두이 원자력발전소 위치도. (자료=현대건설)
불가리아 코즐로두이 원전 위치도. (자료=현대건설)

◇ '토탈 솔루션 크리에이터'로 사업 역량↑

8일 현대건설에 따르면 이 회사는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EPC(설계·조달·시공)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통해 미래 구상으로 '토탈 솔루션 크리에이터'를 제시하고 토목, 건축, 주택, 플랜트, 신에너지 등에 대한 EPC 역량을 높인다고 밝혔다.

현대건설은 원전 건설공사의 EPC 전반을 아우르는 영역에서 원전 토털 솔루션 프로바이더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지난 2월 불가리아 코즐로두이 대형 원전 건설공사 입찰자격사전심사(PQ)를 단독 통과했고 지난달 설계 계약을 맺었다. 코즐로두이 원전은 불가리아 수도 소피아로부터 약 200㎞ 떨어진 코즐로두이 원전 단지에 대형 원전 2개를 추가 건설하는 사업이다. 

이번 수주는 총사업비 20조원 규모로 현대건설이 2009년 UAE(아랍에미리트) 바카라 원전에 이어 두 번째로 맡은 해외 원전 사업이다. 올해 1단계 설계에 착수하고 2단계인 EPC 본계약은 내년 말 체결할 예정이다. 

올해 10월에는 남호주 주정부와 '신재생에너지, 인프라 및 주택 사업 분야 협력에 관한 포괄적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번 파트너십으로 현대건설과 남호주 주정부는 수소와 태양광, 해상풍력, 전력망 등 차세대 에너지 사업과 관련 EPC에 협력한다. 

남호주주는 에너지 전환을 위해 수소·재생에너지 법안을 발표하고 총 19조원 규모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계획해 추진 중이다. 이와 관련해 현대건설은 EPC 역량과 현지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다각적 협력 기회를 확보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한우 현대건설 대표이사는 최근 대표이사로 내정됐을 당시 "글로벌 EPC 역량을 강화하고 에너지 분야 중심으로 신규 투자를 확대해 경쟁력을 높이는 데 주력할 것"이라며 "전 사업 부문에 걸쳐 글로벌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겠다"고 말했다.

경북 구미시 광역 통합 바이오가스화 시설 조감도. (자료=현대건설)
경북 구미시 광역 통합 바이오가스화 시설 조감도. (자료=현대건설)

◇ 새로운 먹거리 '친환경 에너지' 낙점

현대건설은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을 위해 새 먹거리로 친환경 에너지를 낙점하고 SMR(소형모듈원전)과 원전 해체, 바이오가스화, 수소 생산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이와 관련해 미국 원자력 전문기업 홀텍과 원전 밸류체인 전반에 대한 프로젝트를 수행할 방침이다. 2021년에 SMR 공동 개발과 사업 동반 진출에 대한 협력 계약을 맺은 후 미국 팰리세이즈 SMR 최초 호기 배치를 포함해 원전 해체와 사용후핵연료 임시 저장시설 구축 등 원자력 전 주기에 걸친 사업에 대해 협력하고 있다.

지난 10월에는 홀텍과 함께 영국 원자력청이 주관하는 SMR 기술 경쟁 입찰 프로그램에서 최종 후보에 올랐다. 영국 원자력청은 오는 2050년까지 영국 내 원자력 발전 용량을 24GW로 확대하기 위해 경쟁 입찰을 추진 중이다. 올해 말 사업자를 최종 선정하고 영국 최초 SMR 건설에 본격 착수할 계획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원전 분야에 집중할 예정"이라며 "특히 불가리아 대형 원전 설계계약은 괄목할 만한 성과다. 이 외에도 영국 원자력청의 SMR 기술 경쟁 입찰 최종 후보에 올라 성과를 내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차세대 에너지 시장 견인에도 나섰다. 지난 3월엔 경북 구미시 광역 통합 바이오가스화 시설 민간투자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이후 기본설계 VE(밸류 엔지니어링)를 진행하며 발주처와 협상 중이다. 유기성 폐자원 바이오가스화 시설은 하수 찌꺼기·음식물류 폐기물·분뇨 등 유기성 폐기물을 통해 도시가스를 생산한다.

이 사업은 구미시와 칠곡군에서 발생하는 하루 475t 규모 유기성 폐기물에서 생산한 바이오가스를 고질화해 도시가스를 공급하기 위한 것이다. 총사업비는 1767억원이며 준공 후 20년간 현대건설이 운영한다. 

예상 생산량은 연간 550만N㎥ 규모로 매년 약 9000세대에 공급할 수 있는 양이다. 같은 바이오가스화 시설인 시흥클린에너지센터는 지난 7월 완공했다. 이 센터는 폐기물 자원화를 통해 하루 약 8283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도시가스를 생산하고 시흥시 전역에 공급하고 있다.

최근에는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과 '원자력 청정수소 생산 활용 사업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수소 생산기지를 구축하기로 했다. 한수원이 주관하는 '재생에너지 조화형 무탄소 전력 연계 저온 수전해 수소 생산 및 운영 실증 사업'은 국내 최초로 원전 전력을 사용하는 수전해 수소 생산 플랜트를 실증한다. 

이 수소 생산기지는 10MW급 규모 저온 수전해 시스템을 기반으로 하루 4t 이상 청정수소를 생산하고 저장·출하할 수 있는 인프라다. 현대건설은 이 사업에서 원자력 연계 전력 시스템과 용수·압축공기·질소 공급 등 공용설비 설계·구축을 담당한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국내외 원전-수소 생산 패키지 EPC 시장을 선점하고 수소 사회 전환에 있어 선도 입지를 공고히 할 것"이라며 "유기성 폐자원 활용 관련법 제정에 따라 바이오가스 생산이 의무화되고 사업 활성화를 예상한다"고 말했다.

ya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