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유의미한 시장 대체 기대 "자산배분 운용 바람직"
국내 주식시장의 자산매각 충격 여부는 퇴직연금 수익률에서 판가름 날 것이란 주장이 제기됐다.
국민연금기금 소진이 우려되지만, 앞으로 비슷한 규모로 성장할 퇴직연금에서 수익률이 개선되면 대규모 자산매각이란 충격을 완화할 수 있다는 게 골자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기금은 2040년 1755조원으로 성장했다가 이후 급격히 감소해 2055년에 소진될 전망이다.
또 퇴직연금 적립금은 지난해 말 기준 382조4000억원에 달한다. 퇴직연금 적립금의 최근 10년 연평균 성장률은 15%에 이른다. 2040년에는 1172조원, 2055년에는 1858조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퇴직연금은 유형별로는 △확정급여형(DB) 53.7% △확정기여형(DC) 26.5% △개인퇴직계좌(IRP) 19.8% 비중을 기록했다.
전체 적립금 87.2%는 원리금보장상품(안전자산)에 예치돼 있으며, 실적배당상품(위험자산) 운용 비중은 12.8%(49조1000억원) 규모다.
DC와 IRP는 실적배당상품 비중이 확대되고 있지만,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DB는 원리금보장상품 비중이 여전히 90%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퇴직연금 수익률은 저조하다.
퇴직연금 적립금 운용에서 주식 투자 비중은 2023년말 4.4%로 추정된다. 규모는 전체 382조원 적립금 중 16조3000억원 미만이 주식 자산에 투자되고 있다.
전체 실적배당형상품의 주식과 채권 비중은 약 3대 7로 추산된다. 기대수익률 측면에서 만족할 만한 수준의 성과를 달성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IRP 주식 투자 비중은 11.0%에 이르며 DC도 주식 비중이 증가하고 있지만, DB 주식 비중은 0.5%대에 고정돼 있어 퇴직연금 주식 투자 비중이 낮은 주원인으로 꼽힌다.
실제 2023년말 기준 퇴직연금 적립금 전체 10년 평균수익률은 2.07% 수준이다. 원리금보장상품이 2.01%, 실적배당상품이 2.75%를 기록했다.
시장 침체기였던 2022년말 기준으로 10년 평균수익률은 1.93%에 불과했다.
예상대로 국민연금이 쇠퇴하게 되면 퇴직연금 수익률 상승이 이를 상쇄해 자산매각 충격을 완화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는 대목이다.
남재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원은 “국민연금은 2040년에 정점을 찍고 2055년에 기금이 모두 소진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는 국민연금제도의 지속가능성에 부정적일 뿐만 아니라 기금 감소기 동안 국내 주식시장에서의 급격한 자금 유출은 시장 수급 측면에서도 큰 충격을 줄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 시점에 국민연금과 비슷한 규모로 성장할 퇴직연금이 이러한 시장 충격을 완화할 수 있는 기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수익률 제고를 포함해 다양한 퇴직연금제도 개편 방안이 원활히 추진된다면 적어도 국내 자본시장의 수급 측면에서 퇴직연금의 유의미한 시장 대체를 기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퇴직연금 수익률 제고를 위한 정책 방안 핵심으로 효율적인 간접투자 수단의 적극적인 확대”라며 “디폴트옵션의 적격상품은 타깃데이트펀드(TDF) 및 밸런스 펀드(BF) 같은 자산배분펀드 위주로 구성돼야 하며 확정기여형 적립금은 대부분 디폴트옵션의 자산배분펀드로 운용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