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한계, 당무감사는 실효성 없단 입장
한동훈 "자중지란 빠질 일 아니라 생각"
국민의힘이 최근 당원게시판 논란으로 내홍을 겪고 있다. 논란에 대해 친윤(친윤석열)계는 진상규명을 위한 당무감사를 요구하고 나선 반면 친한(친한동훈)계는 일반 당원을 대상으로 그럴 수는 없다며 맞섰다. 당 안팎에서 '논란 조기 진화'에 실패했다는 우려가 나오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21일 "자중지란에 빠질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당원게시판 논란은 지난 5일 한 유튜버가 의혹을 제기하면서 불거진 것으로, 한 대표와 가족이 당원게시판에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를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는 의혹을 골자로 한다.
논란은 당 내부로 번졌다. 친윤계가 사안을 엄중히 조사해야한다며 당무감사를 주장한 데 대해 친한계는 '왜 분란을 키우냐'며 맞서면서다.
친윤계 김재원 최고위원은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적어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위증교사 사건 선고 때까지는 이 문제를 일단락지어 주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오는 25일까지 당원 게시판 논란을 해결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또한 "이 문제에 대해 털어낼 것이 있으면 빨리 털어내고, 해명할 것이 있으면 명명백백하게 해명하고 넘어가는 것이 지금 단계에서 필요하다"며 "언제까지 이 사태를 이렇게 끌고 가서 되겠느냐는 생각이 많은 분들한테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반면 친한계는 당무감사는 실효성이 없다는 입장이다. 앞서 김종혁 최고위원은 20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익명 게시판은 자유로운 비판을 허용하기 위한 공간"이라며 "당무감사는 당직자나 국회의원 등 당에서 지위를 가진 사람들이 문제가 있을 때 하는 건데 일반 당원들이 댓글을 달았다고 어떻게 당무감사를 하나"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친윤계를 겨냥해 "왜 느닷없이 당 대표를 공격하고 뒤통수를 치는 행동을 하나"라고 쏘아 붙였다.
한편, 한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 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같은 논란에 대해 "이 대표의 선고가 중요한 시기에 건건이 대응하지 않는 이유는 다른 이슈를 덮거나 하는 게 적절하지 않다는 판단"이라고 밝혔다.
한 대표는 "변화와 쇄신, 민생을 약속하는 시기이고 이를 실천하는 마지막 기회로서 자중지란에 빠질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당원 신분 얘기인데 하나하나 나올 때마다 얘기해야 하는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