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폭풍⑧-항공] 강달러에 '울상'…저유가엔 '방긋'
[트럼프폭풍⑧-항공] 강달러에 '울상'…저유가엔 '방긋'
  • 우현명 기자
  • 승인 2024.11.2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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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1400원 돌파, 손실↑…"드릴 베이비 드릴" 국제유가 하락 수혜
대한항공, 자체 환율 방어 전략 구축…환헷징 파생상품, 사업다각화

보호무역주의 끝판 왕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이 4년 만에 백악관에 재입성 했다. 유세 과정에서 자국중심주의 발언을 쏟아낸 만큼 반도체·자동차·배터리 등 상당수 업계가 긴장 중이다. 하지만 일부 업종은 새로운 기회를 기대하며 엇갈린 희비를 보인다. <신아일보>는 트럼프 폭풍을 맞은 산업계를 각 분야 업종별로 분석한다. 이를 통해 산업계에 미칠 리스크와 그 방안을 제시한다./ <편집자 주>

대한항공 B787-9(왼쪽)와 제주항공 항공기(오른쪽). [사진=각사]
대한항공 B787-9(왼쪽)와 제주항공 항공기(오른쪽). [사진=각사]

국내 항공업계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시대를 앞두고 우려감과 안도감을 동시에 내비쳤다. 강달러 지속과 함께 국제유가 하락이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2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최근 트럼프 재집권이 확정된 이후 치솟은 원달러 환율은 1400원을 넘나들면서 당장 올 4분기부터 국내 항공사들의 부진한 실적이 전망된다. 향후 트럼프 당선인이 ‘관세인상’과 ‘감세정책’을 펼치면 달러강세는 지속될 것이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항공사는 환율이 오르면 가장 큰 피해를 입는 곳 중 하나”라며 “항공기 리스비와 연료비 등 고정비 대부분을 달러로 지급하는 만큼 환율이 오르면 손실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항공기 리스비 부담은 대형항공사(FSC)에 비해 재정적으로 불리한 저비용항공사(LCC)에 더 큰 타격이다. 현재 국내 FSC는 항공기 절반 정도를 리스하고 있는 반면 LCC는 보유한 항공기 대부분을 리스 중이다. 티웨이항공의 경우 상반기 기준 리스부채 규모가 4000억원을 초과했다.

환차손 우려도 크다. 대한항공은 올 상반기 외화부채가 28억달러(약 3조8979억원)에 달해 환율이 10원 오를 때 약 280억원의 외화평가손실이 발생한다. 제주항공은 상반기 외화부채 규모가 약 6656억원이고 이중 달러의 비중이 98.9%다. 제주항공이 내부적으로 분석한 결과 환율이 5% 상승하면 약 300억원의 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당선인의 화석연료 친화적인 태도는 국내 항공업계에 수혜로 작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석유와 천연가스 채굴을 늘리고 관련 규제를 철폐하겠다고 공언해왔다. 그는 후보자 시절 “드릴, 베이비 드릴(Drill, baby drill)”을 구호로 외치면서 국제유가를 낮추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연료비는 통상 항공사 운영비용의 30~35%에 달한다. 항공사 실적을 좌우하는 요인 중 하나다. 대한항공의 경우 유가가 배럴당 1달러 내리면 약 3100만달러(약 431억원)의 이익이 발생한다.

트럼프 2기의 긍정 요인과 부정 요인이 공존하는 가운데 국내 항공사들은 트럼프발 환율 리스크에 대응해 자체적으로 방어 전략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환헷징 파생상품 등을 통해 환율변동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며 “3분기 기준 외화환산손익과 파생상품손익이 상계돼 외환 관련 영향은 미미하다. 향후 환율변동 시에도 손익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환율변동으로 인한 위험을 회피하기 위해 통화스왑계약 등을 금융기관과 체결하고 매칭, 리딩과 래깅 등 내부적 관리기법을 통해 환위험을 최소화하고 있다”며 “외부 영향에 흔들리지 않도록 수익구조 다변화나 사업다각화에도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부가 환율 안정을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한국의 외환보유고 자체가 4100억달러(약 570조5150억원)로 GDP 대비 20%밖에 안 되고 이중 현금도 3%에 그친다”며 “장기적으로는 환율을 안정화하기 위해 외환보유액을 지금보다 2배 정도 더 비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wisewoo@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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