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개혁방안 마련 진전…실효성은 지켜봐야
'제2 건강보험'으로 불리는 실손의료보험(실손보험)에 대한 개선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실손보험은 비급여 과잉진료 등으로 보험금 누수가 여전히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연내 개혁방안을 마련해 발표할 예정이지만, 업계는 실제 효과로 이어질지 두고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1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실손보험 손해율은 급등하고 있다. 올해 1분기 실손보험 손해율은 126.1%로 지난해 말보다 6.7%포인트(p) 늘어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실제 손해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진 3세대 실손보험은 2022년 131.4%에서 올해 1분기 156.3%까지 치솟았다. 4세대 실손보험 손해율도 2021년 62.4%에서 올해 1분기 134.5%로 급등했다.
실손보험 손해율이 치솟으면서 보험금 누수도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화재·현대해상·KB손해보험·DB손해보험·메리츠화재 등 5개 손해보험사에서 올해 상반기 지급한 실손보험금은 4조9439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8.3% 늘었다.
이중 급여 지급금은 2조875억원, 비급여 지급금은 2조8564억원이었다. 비급여 지급보험금 비율은 2023년 57.6%에서 올해 상반기 57.8%로 소폭 증가했다.
보험업계는 이 같은 실손보험 손해율 급등과 보험금 누수의 주범으로 비급여 과잉진료를 꼽는다. 도수치료, 체외충격파 치료 등 비급여 항목 진료가 급증하면서 누수가 더욱 심각해졌다는 것이다. 손해율이 높아지면서 보험료 상승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손해율이 너무 올라 보험료 상승을 우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건 맞다"며 "개선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실손보험의 고질적인 문제 해결에 정부도 나섰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국무회의를 통해 연내 실손보험 개선안 마련을 지시했다.
이에 금융위원회는 이달 10일 "불필요한 비급여 보장을 축소하고, 필수의료를 보장하는 비급여·실손보험 개혁방안을 내달 중 보건복지부와 함께 의료개혁특위에서 마련하겠다"고 발표했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실손보험 상품구조 개편과 비급여 항목 제한과 관련해 진도가 상당히 나간 것으로 알고 있다"며 "대통령의 지시가 있던 만큼 신속하게 진행되는 모양새"라고 했다.
다만 연내 발표된 개혁방안이 실제 실손보험의 본질적인 개선으로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효과가 있을지는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제대로 된 비급여 항목 관리를 위해서는 복지부와 의료계가 함께 얼마나 규제·제한에 들어갈지 의견을 조율해야 할 부분"이라며 "하나의 비급여 항목이 해결되면 또 다른 비급여 항목이 새롭게 문제 되기 때문에 지속적인 관리 체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