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조 필수적인데 야당과 '담'… 野 "국정 기조 전환하라"
윤석열 대통령이 10일로 임기 반환점을 맞았지만, 10%대의 낮은 지지율로 후반기 국정 운영에 차질을 빚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의료·연금·노동·교육개혁에 더해 인구 위기를 극복하는 저출생을 위한 개혁까지 '4+1 개혁'에서 구체적 성과를 내야 하는 데 어려움을 겪게될 것이라는 관측이 일각에서 나온다.
◇ 지지율 17%… 정상적 국정운영 불가
최근 한국갤럽 여론조사(5~7일 전국 만18세 이상 남녀 1002명 대상, 조사원 인터뷰 방식, 응답률 11.8%,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국정 수행 긍정평가는 직전 조사보다 2% 포인트 떨어진 17%를 기록했다.
이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최저치다. 윤 대통령 직무수행 긍정 평가는 지난 10월 5주차 조사에서 19%로 최저치를 기록했는데 이번 조사에서 다시 최저치를 경신한 것이다.
같은 시기 문재인(45%, 2019년 11월 1주), 박근혜(34%, 2015년 8월 3주) 전 대통령보다 낮다.
지지율 17%는 제18대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개입 의혹이 증폭되던 2016년 10월 말 긍정률과 동일한 수치다. 당시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17%였다. 이후 12월 직무정지까지 평균 5%를 기록했다.
다만 이 결과는 7일 진행된 윤 대통령의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 바로 다음 날 조사 결과가 발표된 만큼 지지율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그럼에도 17%라는 숫자는 정상적 국정 운영이 불가능한 수치라는 점에서, 개혁 추진을 위한 국정 동력이 약화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의정갈등에 여소야대 '벽'
윤 대통령이 가장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것은 의료개혁이다. 그러나 의료개혁 추진에 따르면 의정 갈등은 수개월째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사태 해결을 위한 여야의정 협의체가 어렵사리 출범을 앞두고 있지만, 야당과 전공의 단체가 빠지면서 출발부터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연금개혁 역시 국회 협조가 더디다. 보험료율을 13%로 인상하는 데는 의견을 모았지만, 소득대체율 42%를 고수할지 45%(더불어민주당)로 올릴지 여야가 이견을 보이면서다. 이 외에도 민주당은 정부의 여론조사 편향성, 세대별 보험료율 인상 관련 역전 현상을 문제로 지적하고 있다.
노동개혁에 대해서는 진영에 따라 평가가 엇갈린다. 윤 대통령은 대규모 불법 파업 감소로 근로손실일수가 감소한 점을 주요 성과로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일부 야권과 노동계에서는 이를 '노조 탄압의 결과'로 해석하고 있다.
교육개혁은 그나마 가시적 성과를 보인 것으로 평가된다. 초등 늘봄학교(방과 후 수업+돌봄) 전면화, 유보통합(영유아 보육·교육 통합) 때문이다.
저출생 문제 역시 최근 출생아 수와 혼인 건수에서 반등이 나타났다. 지난 8월 출생아 수와 혼인 건수 증가율은 각각 14년 만에, 그리고 8월 기준으로 최고치를 나타냈다. 다만 윤 대통령은 지난 6월 '인구 국가비상사태'를 공식 선언하고, 이를 종합적으로 조정할 컨트롤타워인 '인구전략기획부' 설치 계획을 밝혔지만, 역시 여전히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개혁 과제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야당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그러나 윤 대통령은 지난 9월에 열린 22대 국회 개원식과 지난 4일 국회 시정연설에 불참하며 야당과 사실상 '담'을 쌓아왔다.
여기에 '김건희 특검법' 등 야당과 지속적으로 충돌을 이어오고 있는 만큼 '협치' 가능성은 희박하다. 민주당은 이날도 논평을 통해 "윤석열 정권 2년 6개월은 김건희 여사에게 박절하지 못해 국민에게 절망만 준 시간이었다"며 "국민에게 받은 성적표는 10%대의 초라한 지지율뿐"이라고 질타했다.
이어 "윤 대통령이 지금과 같은 태도로 계속 국정에 임한다면 오늘이 임기 반환점이 아니라 몰락의 시작점이 될 것"이라며 "국정기조를 전환하고 김건희 특검을 즉각 수용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