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자동차 신용카드 할부 조이기에 나서기로 하면서 내년부터는 신차를 할부로 구입할 때 연 소득보다 많이 빌리기 어려워질 전망이다. 

10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감독원(금감원)은 신차 구입 시 연 소득을 고려해 신용카드 특별한도를 축소하는 안을 검토 중이다. 

신용카드 특별한도란 일시 지출이 늘어난 고객을 위해 카드사가 한도를 한시적으로 올려주는 것이다.
 
대부분 신용카드사는 자동차 카드 할부 관련 소득 심사 등을 통해 최장 할부 60개월에 최대 1억원에 달하는 특별한도를 임시로 부여한다.

일부 카드사의 경우, 신차 구매 시 연 소득의 3배(월 가처분 소득의 36배)까지 특별한도를 부여하고 있다. 금감원은 이러한 영업행태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현재는 카드사마다 소득 내에서 특별한도를 부여하는 곳도 있고, 연 소득 대비 특별한도를 상당히 높게 부여하는 곳도 있다"며 "소비자 보호 측면에서 한도가 과도하게 운영되는 측면에 대해 합리적인 기준을 마련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이번 달 내 구체적인 기준을 마련해 협회와 각 카드사에 전달할 예정이다.

여신금융협회의 모범 규준 반영, 각 카드사 내규 반영 등을 거치면 내년 초부터 실제 특별한도가 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저소득자 고객이 특별 한도를 통해 신차를 구매해야 하는 경우 등은 예외 적용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금감원은 자동차 카드 할부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에 포함해야 한다는 의견에 대해선 부적절하다는 입장이다.

현재 신차 구매 시 할부금융사의 자동차 할부나 은행의 오토론 상품 등을 이용하는 경우만 DSR 산청에 포함된다. 

이에 자동차 카드 할부 상품이 제외돼 가계부채 관리 사각지대에 놓였다는 지적이 나왔다.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지난 국회 국정감사에서 "신용카드 자동차 할부는 DSR 규제를 회피하고, 대출 기록에 등재되지 않아 사실상 가계부채 부담을 늘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카드는 지급결제 수단이기 때문에 DSR 산정에 포함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국내 자동차 판매 시장에서 신용카드 결제 비중은 과반 수준이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와 여신금융협회 통계자료(국내카드 승인실적)에 따르면, 작년 국내 자동차 판매 실적 총 78조5000억원 중 신용카드로 결제된 금액은 총 41조2000억원으로 전체의 52.5%다. 국산 신차의 경우 카드 결제금액이 40조3000억원에 달했다.

[신아일보] 권이민수 기자

권이민수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