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은행 1월 시범운영…보험사는 7월까지 제출
중·소형사 여력 부족 "논의 중이지만 진전사항 없어“
국내 주요 보험사들은 내년 1월 금융지주·은행을 대상으로 시범운영에 돌입하는 책무구조도에 맞춰 대응 준비가 한창이다. 일각에서는 보험사 규모에 따른 차등도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책무구조도는 금융회사 주요 업무에 대한 최종 책임자를 사전 특정 하는 제도다. 내부통제와 관련한 임직원 업무와 역할을 명확히 해 사고 발생 시 책임 소재를 분명히 가린다는 게 골자다.
내년 1월 책무구조도 시범 운영에는 금융지주 9곳과 은행 9곳이 참여했다. 보험사는 내년 7월까지 책무구조도를 제출해야 한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보험업계의 금융사고는 다른 업권에 비해 규모가 작다.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2018년부터 2024년 8월까지 발생한 보험업계 금융사고 금액은 총 529억700만원이다. 손해보험이 458억1500만원(49건), 생명보험 70억9200만원(40건)이었다. 같은 기간, 은행의 금융사고는 총 4097억500만원(264건)이다.
다만 보험료 수령 후 미전달 등 보험계약 관련 특수 사고가 횡행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단기 성과주의식 불건전 경쟁은 보험사 내부통제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 데 따른 것이라는 비판도 제기됐다.
이에 금융당국은 지난 9월 제3차 보험개혁회의를 열고 책무구조도 도입에 앞서 예방지침과 보험사기 관련 법제화 과제의 단계적 제도 개선을 결정했다.
현재 보험사들의 책무구조도 준비는 크게 대형사와 중·소형사로 양분된 모양새다. 현재 대형사들은 대부분 준비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아직 뚜렷한 윤곽까지 나온 것은 아니지만 대형사들은 본격 시동을 건 상태"라며 "보험회사 실적에 맞는 항목들을 구성하기 위해 이미 컨설팅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이어 "금융지주계열 보험사의 경우, 이미 지주와 은행의 경험이 있어 책무구조도 준비에 수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반면 중·소형 보험사들은 쉽게 책무구조도 준비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불균등한 규제 부담과 과도한 비용 때문이다.
중·소형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논의 정도만 들어갔다"며 "아직 진전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내부통제 강화 일환으로써 책무구조도 도입에 별다른 이의는 없다"면서도 실제적인 준비사항 등에는 말을 아꼈다.
양승현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영국이나 호주, 싱가포르는 자산규모나 임직원 수에 따라 차등적 규제를 적용한다"며 "국내에서도 소규모 보험사는 책무구조도 마련·제출의무를 완화하는 등 회사 규모와 업종 특성 등에 따른 차등적 규제 도입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신아일보] 권이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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