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고 앞둔 이재명, '시선 돌리기' 나선듯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차 여야 대표회담'을 갖자고 한 목소리를 낸 지 일주일 이상 지났지만, 아직까지 깜깜무소식이다. 이 대표는 "말해놓고 안하는게 여의도사투리"라며 회담 성사를 위한 실무 논의를 촉구했지만 한 대표는 만남 시기 등을 두고 저울질에 나선 모양새다.
31일 정치권에 따르면, '2차 여야 대표회담'이 이뤄지기에 앞서 국민의힘과 민주당 내 불어닥친 상황은 그닥 좋지 않다. 당장 한 대표는 '특별감찰관 추진'을 두고 당정갈등은 물론, 당내 계파갈등까지 돌파해야 한다. 이 대표 역시 자신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과 위증교사 사건 1심 선고를 코앞에 두고 있는 상황이다.
국민의힘은 오는 11월 15일 있을 이 대표의 1심 선고 전에 굳이 양당 대표가 만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한 대표 역시 지난 30일 자신의 취임 100일 기자회견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2차 여야 대표회담'에 대해 "이 대표는 재판을 앞두고 있지 않나"라고 꼬집은 바 있다.
또한 국민의힘은 추경호 원내대표가 11월 초쯤 특별감찰관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의원총회를 예고한 만큼 해당 이슈를 우선적으로 일단락 시켜야 한다고 판단, '2차 여야 대표회담'에 성급할 필요가 없단 입장이다.
반면 이 대표는 지난 3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한 대표를 향해 "입장이 난처한 것은 이해하나 여야 대표가 만나 논의해야 한다"며 조속한 회담을 촉구했다. 이 대표는 최근 '보수 원로'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을 만나는 등 외연확장 행보에도 나서고 있다.
다만 정치권 일각에선 이 대표의 이같은 행보가 자신의 사법리스크에 따른 초조함에서 비롯됐단 분석이 나온다. 자신의 선고를 앞두고 시선을 돌리려는 포석이란 지적이다.
이 대표 입장에선 '2차 여야 대표회담'을 통해 얻을 것이 많다. 선고를 앞두고 회담 성사 시, 사법부에 차기 대선 주자로서의 위상을 보여줄 수 있으며 '김건희 특검'을 공식 의제로 앞세워 여권 내 분열을 가속할 수도 있다.
한 대표는 회담을 통해 얻을 '실익'이 그닥 없는 상황인 만큼, 회담 성사 시점을 두고 계속해서 저울질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한편, 이 대표는 지난 21일 한 대표에게 '2차 여야 대표회담'을 제안했다. 이후 한 대표는 3시간 만에 박정하 당대표 비서실장을 통해 흔쾌히 응하겠단 입장을 밝혔다. 이번 회담이 성사되면 지난 9월 1일 첫 양자 회담에 이은 두 번째 여야 대표 회담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