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까지 대대적 MD 개편…영&럭셔리 고객 타깃
더현대 서울의 남성 럭셔리 라인업 강화에 속도가 붙는 모습이다. 현대백화점이 루이비통·프라다를 유치한 데 이어 구찌와도 협의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은 지난 8월부터 올 연말까지 더현대 서울의 MD(상품기획)를 대대적으로 개편한다.
특히 주목 받았던 구역은 남성 명품 브랜드가 들어서는 2층이다. ‘루이비통 멘즈(Louis Vuitton Mens)’와 ‘프라다 워모(Prada Uomo, 워모는 이탈리아어로 남성)’가 매장 오픈을 준비 중이다. 각각 브랜드 로고로 래핑(wrapping)돼 있다.
루이비통과 프라다 사이 ‘오프닝 순(opening soon)’이라는 글씨 외에 별다른 표기가 없어 어떤 브랜드가 들어서는지 알 수 없는 공간이 있다. 취재 결과 해당 자리는 구찌(GUCCI) 멘즈가 입점을 조율 중이었다. 구찌가 최종적으로 더현대 서울 2층에 입점을 확정 짓는다면 전문 채용사이트에도 관련 공고도 뜰 것으로 예상된다. 연말 선물 성수기 등을 고려했을 때 구찌 멘즈도 루이비통 멘즈·프라다 워모와 비슷한 12월 초경 오픈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렇게 될 경우 더현대 서울은 루이비통·프라다·구찌에 이르는 남성 럭셔리 조닝(공간을 사용 용도와 법적 규제에 따라 기능에 따라 구역별로 구분하는 것)을 갖추게 된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구찌와) 더현대 서울 입점에 대해 협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주요 명품 브랜드 멘즈 라인이 속속 더현대 서울에 들어서는 것은 그만큼 더현대 서울의 위상이 높아졌다는 방증이다. 현대백화점은 더현대 서울 오픈 초반만 해도 ‘쇼핑 불모지로 분류된 여의도에서 성공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받아왔다. 현대백화점은 K(코리아)패션 브랜드 매장·팝업 유치, 자연친화적인 인테리어 적용, 외국인의 관심이 높은 K컬처 팝업 진행 등 MD·공간 차별화에 힘썼다. 실제 팝업은 개점 후부터 올해 9월까지 총 약 1100건이 운영됐다.
이는 MZ세대와 외국인의 발길을 끌어당겼고 실적 상승으로 이어졌다. 더현대 서울은 2021년 2월 말 오픈 후 그 해에만 67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듬해인 2022년에는 42% 증가한 9509억원을 달성했다. 특히 오픈 2년9개월 만인 2023년 12월2일에는 1조41억원을 거두며 국내 백화점 중 최단기간 연매출 1조원 돌파 기록을 세웠다. 20~30대 매출 비중은 2024년 2월 기준 58%에 달했다. 외국인 매출 비중은 올해 9월 기준 15%였다.
현대백화점은 이런 더현대 서울의 상승세를 잇고자 MD 개편에 돌입했다. 대부분의 브랜드는 더현대 서울의 콘셉트이자 경쟁력인 ‘영 앤 럭셔리(Young & Luxury)’ 강화 전략에 부합한 브랜드였다. 남성 럭셔리 브랜드의 입점도 그 일환이다. 신규 입점 브랜드로는 기존에 알려진 오픈 와이와이, 산산기어, 스탠드 오일, 앤니즈, 폴리테루 등 K패션 외에 메종 키츠네, 가니, 마쥬, 크림, 위글위글, XLIM, 빈폴 등이 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차별화 브랜드 유치가 필요해 개점 이후 최대 규모의 MD개편을 진행 중이다. 고객들에게 새로운 쇼핑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