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세균이라고 불리는 CRE(카바페넴 내성 장내세균) 감염증으로 인한 사망 신고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희승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남원장수임실순창, 보건복지위)이 질병관리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CRE 감염증’으로 인한 사망 신고는 2017년 37건에서 2023년 663건으로 무려 17배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CRE 감염증’ 발생 신고는 2017년 5717건에서 2023년엔 3만8405건으로 6.7배 증가했다.
올해 2024년 6월까지 발생 신고는 2만5533건, 사망 신고는 439건에 달해, 연말까지 발생 신고는 5만건, 사망 신고는 900건에 육박할 것으로 내다봤다.
‘CRE 감염증’은 카바페넴계 항생제에 내성을 나타내는 장내세균목 균종에 의한 감염 질환으로, 최근 국내·외에서 빠른 속도로 증가 추세이나 치료가 어렵고 사망률이 매우 높다.
문제는 CRE 감염이 ‘요로감염’과 같은 흔한 세균감염 질환 치료시 항생제 오남용과 잘못된 처방으로 인한 다제내성균(MDR)에서 기인한다는 점이다.
그렇다 보니 평상시 건강한 사람의 요로감염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항생제 선택이 항생제 오남용 방지에 매우 중요하다. 특히 원인균의 항생제내성이 지역, 성별, 연령에 따라 달라 적절한 경험적 항생제 처방과 적정 사용이 필요하다.
세균감염이 없는 즉 방광염이 아닌 방광통증증후군, 폐경 후 비뇨생식기증후군, 과민성방광 등이 유사한 증상을 유발한다. 따라서 정확한 병력 청취, 일반 소견 검사 및 소변배양검사를 꼭 시행해 원인균 존재를 확인해야 한다.
의료계에서는 ‘CRE 감염증’ 환자가 주로 고연령층에서 발생한다는 것에 주목한다. ‘CRE 감염증 발생 신고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24년 상반기에 발생한 2만5533명 CRE 환자 중 ▷80~84세 18.65% ▷85~89세 15.20% ▷75~79세 14.91% ▷70~74세 10.83% ▷65~69세 10.22% 순으로 주로 65세 이상 노년층에서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러한 노년층 집중 발생에 대해 비뇨의학과 전문의들은 요양병원 등에서 항생제 오남용과 노인배뇨 관리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2023년 분당서울대병원 호흡기내과 이연주 교수팀에서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요양병원이나 장기요양시설에서 발행하는 세균감염 질환에 부적절한 항생제를 사용하는 확률이 매우 높다고 나타났다. 부적절한 항생제 사용은 장기요양시설에서는 35% 수준, 요양병원에서는 24% 수준을 보였다.
패혈증 환자에게서도 비슷한 결과를 보였다. 요양병원이나 장기 요양시설에 입원 중인 환자에서 발생한 패혈증 환자의 소변에서 다제내성균이 검출되는 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패혈증 역시, ‘CRE 감염증’과 마찬가지로 여러 경로를 통해 발생하나 요로감염이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항생제 복합 내성균에 의한 요로감염은 조기 진단을 통해 감염확산을 신속하게 효과적으로 차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환자의 임상 정보를 포함하는 항생제내성 요로감염균 전담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하고 항생제 복합내성 요로감염균주 뱅킹시스템 구축을 통해 백신, 진단 도구 개발 및 기초연구에 활용하고 다제내성균 요로감염 대응체계를 구축해 가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희승 의원은 “항생제 내성을 지닌 균에 감염되면 입원 기간이 길어지고 사망률도 더 높아지게 되고 의료비용 부담 또한 증가한다"며 "과학적인 감시체계 강화와 한발 앞선 감염관리로 항생제 내성균 확산 억제를 범 국가적 수준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