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 경제계가 내년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맞이해 상호 호혜적인 ‘새로운 60년’을 만들어가자며 뜻을 모았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와 일본 경제단체연합회(경단련)는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제31회 한일재계회의를 열고 두 단체가 양국 공동 번영을 위한 미래지향적인 협력을 지속하자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이날 회의에는 한국측에서 류진 한경협 회장,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최수연 네이버 대표이사 사장, 김원경 삼성전자 (Global Public Affairs실장) 사장, 이형희 SK수펙스추구협의회 사장, 박일평 LG사이언스파크 사장, 김동욱 현대차그룹 전략기획실 부사장, 정인섭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사장, 김경한 포스코 부사장, 등 17명의 기업인이 참가했으며 일본측은 도쿠라 마사카즈 경단련 회장을 필두로 사와다 준 일본전신전화 회장, 효도 마사유키 스미토모 상사 회장 등 7명이 자리했다.
류진 한경협 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이순(耳順)을 맞은 양국 관계는 작은 일에 흔들리지 않을 만큼 성숙해졌으며 공동 번영의 미래로 달려 나갈 채비를 갖췄다"며 "새로운 60년을 향해 무엇을 해야 할지 지혜롭고 진지하게 설계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류 회장은 저출생, 지방 소멸, 기후 위기 해결을 위해 양국 경제계가 함께 논의할 것을 제안했다. 이와 함께 세계 경제 패러다임 시프트를 함께 주도하기 위해 G7, G20, OECD 협력의 틀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쿠라 마사카즈 경단련 회장은 "내년 국교정상화 60주년을 맞아 미래지향적이고 되돌릴 수 없는 한일관계 구축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전했다. 양국 협력과제로는 중요물자 공동조달, 수소·암모니아 공급망 구축, 한국의 CPTPP 가입 지원, 스타트업 협력포럼 및 교사 교류와 같은 인적 교류 확대 등을 제시했다.
이어 축사에 나선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금의 한일 협력 모멘텀을 더욱 발전시켜야 한다”며 특히 양국 정부가 △경제안보 △기후변화 대응 △제3국 내 공동 협력 분야에서의 양국 기업 활동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우선 ‘무역투자 분야 한일 협력’ 세션에서는 한일 글로벌 협력과 이를 기반으로 한 한미일 협력으로의 확대 방안이 논의됐다.
참석자들은 점점 분절되는 국제질서 속에서 가치를 공유하는 한일은 서로에게 중요한 협력 파트너로서 경제안보와 첨단산업 글로벌 룰 메이킹에 있어 서로 힘을 합쳐 시너지 효과를 내야 한다고 제언했다.
특히 주요 광물에 대해서는 공동 비축제도를 마련해 어느 한 나라의 공급망에 위기가 발생하면 그 위험을 서로 분산해 나가자는 제안이 나왔다.
또 이러한 한일 협력을 기반으로 한미일 협력을 공고히 해 나가야 한다는 데에도 의견을 모았다. 참석자들은 지난해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담에서 확인됐듯 한미일 협력의 필요성과 유용성에 대한 공감대는 이미 충분하다며 지난 6월 발족한 ‘한미일 비즈니스 대화’를 플랫폼으로 3국 경제계 간 협력을 확대해 나가자고 다짐했다.
다음 세션인 ‘미래를 위한 한일 협력(2025년 60주년 준비)’에서는 내년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가 공유됐다.
현재 한일 인적교류가 미래세대인 1020 세대와 기성세대인 50대 이상에서 주로 이뤄지고 있다며 각 분야의 허리 세대로서 주도적 역할을 해 나가고 있는 3040 세대 간의 교류가 부족한 점을 지적했다.
또 전반적인 인적 교류를 보다 원활히 하기 위해 지난 9월 양국 정상이 도입을 추진하기로 한 ‘사전입국심사제’를 경주 APEC 정상회의, 오사카·간사이 세계박람회(이하 오사카 엑스포)와 연계해 조속히 도입하는 데 힘을 모으기로 합의했다.
이외에도 방한 일본인의 쇼핑에 대한 면세 혜택 제공, 한일관계 60년 비전 설계를 위한 연구 제안 등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이 논의됐다.
한경협과 경단련은 이날 회의를 토대로 OECD, APEC, G20, G7 등에서의 한일 간 협력을 위한 노력, 지속가능한 사회 실현 노력, 안정적 공급망 및 수소 등 청정에너지 협력, 신생산업 등에서의 국제표준 마련 협력 등의 내용을 담은 공동성명서를 채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