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G손해보험(MG손보) 수의계약 입찰에 메리츠화재가 참여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MG손보지부(MG손보 노조)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4일 MG손보 노조는 서울 종로구 금융위원회(금융위) 앞에 모여 'MG손보 밀실 수의계약 저지 긴급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들은 올해 1월 취임한 권대영 금융위 사무처장이 MG손보 매각에 개입해 메리츠화재에 특혜를 줬다고 주장했다.
이기철 전국사무노조 수석 부위원장은 "MG손보 매각은 금융위와 메리츠화재가 사전에 약속된 대로 진행하는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며 "그동안 얼굴 한번 내밀지 않았고 인수 관련 검토도 턱없이 부족했던 메리츠화재가 뜬금없이 등장해 최종 수의계약 대상까지 올라온 것은 '승부조작'과 다름없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금융위가 사전에 모든 과정을 설계해 작정하고 메리츠 재벌가에 몰아주기를 하고 있다"며 공정성을 의심했다.
전호일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메리츠화재가 인수자로 확정되면 MG손보 노동자들은 실직을 피할 수 없다"며 "경영진의 잘못으로 부실기업이 된 책임을 왜 MG손보 노동자들이 감당해야 하느냐"며 비판의 날을 세웠다.
이어 "권대영 사무처장은 윤석열 정부 인사 개입 의혹의 당사자인 만큼 그가 주도하는 기업 인수를 멈추고 진상 조사를 먼저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영진 MG손보노조 지부장은 "본래 2순위 기준이었던 계약 이행 능력이 수의계약 입찰로 바뀌자마자 1순위 기준으로 변동됐다"면서 "이는 갑자기 등장한 메리츠화재 때문"이라고 했다.
그에 따르면 메리츠화재는 예금보험공사에 공적 자금을 7500억원 신청했고 또 다른 입찰사인 데일리 파트너스는 그보다 한참 적은 4900억원을 신청했다. 배 지부장은 "기존에 최소 비용의 원칙을 강조했던 예금보험공사라면, 메리츠화재를 검토조차 하지 말았어야 옳지만 계약 이행 능력이 우수하다는 이유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며 "기준까지 바꿔가면서 물밑에서 밀실 수의계약이 이뤄지고 있다"고 분노했다.
이날 현장에는 국회 정무위원회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도 함께했다. 신 의원은 "(MG손보 매각을) 왜 이렇게까지 진행하는 지 모르겠다"며 거듭 의문을 표했다.
그는 "막판에 갑자기 들어온 메리츠화재를 위해 기한을 연장해 주고 매각 방식을 주식매각(M&A)에서 자산부채이전(P&A)으로 바꿔줬다"며 P&A 방식을 두고 '분리수거'라고 표현했다. 인수자가 자산과 부채 중 일부만 선별해 인수할 수 있는 P&A 방식의 문제를 꼬집은 것이다. P&A는 고용승계 의무도 지지 않아 노조 측의 반발이 더 거센 원인이 되기도 했다.
신 의원은 "메리츠화재가 MG손보를 P&A로 인수하면 1조원이 넘는 기회비용을 얻게 되고 나머지 부실채권은 결국 국민 혈세로 감당해야 한다"며 "12일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 문제를 김병환 금융위원장과 권대영 사무처장에게 물을 것"이라고 예고했다.